2살 터울이 머리를 좋게 한다고? 둘째 낳기 전에 좀 기다리세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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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더데임대학의
케이시 버클스 교수.

아이를 아인슈타인으로 키우고 싶다고? 비싼 교육용 DVD나 학원강사, 레고는 잊어라. 대신 아이들 간의 연령 차이가 두 살 이상 나게 하는 게 똑똑한 아이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미국 인디애나주 노터데임대 경제학자들은 5살에서 7살 사이의 아이 5000명과 그들의 어머니 3000여명을 대상으로 학업성취 능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두 살 차이 이상 나는 형제·자매 중 맏이의 읽기와 수학 실력이 그 보다 터울이 짧은 아이보다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에 참가한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84개의 문제 단어 중 22개를 이해했다. 하지만 2살 터울의 동생이 있는 맏이는 평균보다 4개의 단어를 더 읽었다. 수학도 마찬가지였다. 둘째와 셋째, 셋째와 넷째, 넷째와 다섯째 사이에서도 같은 상관 관계가 발견됐다. 그러나 첫째와 둘째 사이의 차이가 가장 극명했다. 그러나 터울이 2살 이상이라고 해서 성취에 있어 의미있는 상관 관계를 보이지는 않았다.

실제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그 여동생인 마야,『신은 위대하지 않다』는 문제작으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크리스토퍼 히친스와 그의 남동생 피터, 1993년 `주라기공원`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이자 감독인 리차드 아텐보로흐와 그 남동생 데이비드는 모두 2살 차이가 났다. 이들의 지능이 더 좋은 이유는 동생이 태어나기 전 아이에게 투자할 수 있는 시간·자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또 형제·자매들은 적당한 나이 차가 나야 경쟁관계를 통해 사회성과 지능을 기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케이시 버클스는 "남매 간의 터울을 어떻게 해야 좋은지는 늘 논란거리였다"며 "이에 대한 적합한 근거를 확보한 첫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그녀는 "발달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유아기에 아이를 혼자 두는 건 취학 연령에 혼자 두는 것보다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인터넷에서 논란이 됐다. 매기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우리 첫째와 둘째는 13개월 차이인데, 둘째가 더 똑똑하고, 셋째는 둘째보다 3살 더 적은데도 가장 똑똑하다. 지능은 유전자와 관련있지 터울과는 상관없다"고 반박했다. 이 논문은 미국 `휴먼리소스 저널` 12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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