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은 사장이 직접 관리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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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가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느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고객 관리가 아닐까. 잘 정리된 보고서로 파악하는 것보다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살아있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글로서나마 직접 대화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채널을 통하는 것보다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고객과 하나가 되자

인터넷 비즈니스의 장점은 고객의 반응을 직접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또한 사업 아이템의 선정에 고객의 피드백 또는 취향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을 성공 비즈니스를 이끄는 전략이라고 한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고객 관리의 첫째 단계는, 체계적이고 정리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이 직접 느끼고 접하기(FeeL & Touch) 불가능한 사이버 공간에서 큰 고민 없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각종 언론매체나 브로셔, 포스터 같은 홍보물을 통해 정보를 제공한다. 이와 달리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는 이런 정보들을 매장 자체에 게재하고 있다. 내용 면에서 보면 큰 차이는 없다.

잘 정리된 상품 정보라 함은 제품 사양, 가격 정보, 사용법, 문제 해결방법, 제품 관리 방법 등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야 한다. 직접 보지 않고도 신뢰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상품 브랜드를 통한 신뢰 확보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고객들이 유명 브랜드 상품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만큼 고객이 편리하게 상품 정보를 살펴볼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두번째 고객 관리 단계는 기업이 생산 혹은 판매한 상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수집,이를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것이다. 고객의 소리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은 어떤 것이 있을까? 고객 상담 센터 혹은 고객 만족 센터를 통해 접수된 각종 정보, 즉 불만 사항, A/S 신청 내역, 문의 사항 등이 그것이다.

또 하나는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고객 여론 조사다. 일반적으로 고객 여론조사는 설문 조사 형태를 빌어 실시된다. 이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실시하여 데이터를 얻는 경우와 전문기관에 의뢰하거나 연구기관이 발간한 보고서를 참조하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엽서 등을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경우다. 몇몇 패스트 푸드 업체들이 각 매장에 엽서 형태의 고객의 소리 페이퍼를 비치한 경우나 신문의 독자 편지란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는 게시판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한다.

문제는 고객 접점에 대한 설계 혹은 청사진 없이 산발적으로 고객 접점을 마련하는 데 있다. 고객 피드백은 비단 영업 부서나 생산 부서, 연구 개발 부서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기업 전체가 고객에 대해 파악하고 있어야 유기적으로 하나 된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그것을 적용하는 것도 훌륭한 고객 관리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에게 고객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적용되고 업무가 진행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알려준다. 이와 같은 방법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신규 스포츠 카를 제작할 때 사용했다. 결론만 이야기 한다면, 당시 아이디어를 냈던 고객 그룹이 대부분 신규 스포츠카의 주인이 됐다.

필자의 일과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게시판에 답변 글쓰기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에도 게시판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어 고객 물음에 답변을 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필자가 직접 답변하기도 한다. 대표이사가 직접 게시판을 관리,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느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임에는 틀림없지만 실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기업의 움직임이 재무 중심에서 마케팅 중심으로, 그리고 전략 중심으로 변화해 간다. 그만큼 고객의 기업내 위치는 나날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 만족’이니 ‘고객 감동’이니 하는 말이 단순한 마케팅 카피가 아니다. 자사의 상품을 사용하는 고객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 또는 기업내 특정 부서에서만 알고 있다면 효율적인 고객 관리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디지털 경제체제에서는 기존의 실물경제와 다른 그 무엇을 고객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그것이 디지털 경제체제 기업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매장만 사이버로 옮긴 것 외에 모든 것이 옛날과 똑같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대도시에서 장사하는 방식과 시골에서 장사하는 방식이 같을 수 없다. 우리를 찾는 고객들과 하나가 되어 서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길만이 진정 ‘고객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진정한 고객 관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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