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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토종 프랜차이즈 왕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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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흙뿌리진안홍삼’의 김순이(왼쪽) 사장이 고객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전북지역에 본부를 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132개나 된다.

‘흙뿌리’는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 농협의 ‘한삼인’ 등 대기업 제품과 대결하고 있는 전북지역 브랜드다. 전국 최고의 인삼 산지인 진안군에서 나온 6년 근만을 사용하고, 한약재 등 다른 첨가물 없이 홍삼 원액 100%로 맛을 낸다.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70% 이를 정도로 신뢰가 높다. 대기업의 거센 공격을 받으면서도 6개의 체인점의 연 매출이 12억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중국·베트남 등 해외서 대리점 문의가 잇따른다.

김순이(48) 사장은 “품질 경쟁력이 높아 타업체의 대대적 홍보·마케팅에 주눅들지 않고 홀로서기를 해 왔다”며 “서두르지 않고 신뢰를 쌓아 세계적인 홍삼 브랜드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북은 토종 프랜차이즈의 왕국이다. 지난달 말 현재 전북지역에 본점을 둔 프랜차이즈는 132개나 된다. 이들의 상호를 걸고 영업하고 있는 가맹점은 전국에 약 3400개나 된다.

 전북산 브랜드 가운데 가장 큰 곳은 치킨·피자 전문점인 ‘다사랑’. 18년 전 익산시 원광대 앞에서 시작해 현재 전국 160여 개 체인점으로 커졌다. 가맹점 전체 매출은 220억원을 웃돈다.

 다사랑 외에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곳이 5개나 된다. 학교법인 신동아 법인이 운영하는 ‘온리원’은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아 지난 한 해 1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주시 덕진동 전북도립국악원 앞에 본점을 둔 비빔밥 전문점 ‘고궁’은 150억여 원, ‘두존치킨’은 130억여 원을 기록했다. 김제의 농공단지에 본사·공장이 있는 ‘신포우리만두’는 전국에 110개 체인점을 거느리며, 지난해 1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종 별로는 외식업이 강세다. 비빔밥·콩나물국밥·꽃게장 등 음식 관련 브랜드가 106개다.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전북지역이 ‘맛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맛있는 향토음식과 요리솜씨가 뛰어난 장인이 많은 덕분이다.

외식업 브랜드들이 전국 가맹점도 많이 가지고 있다. ‘깨순이 김밥’의 경우 170여 개, 콩나물국밥이 유명한 ‘완산골명가’는 150여 개나 된다.

 프랜차이즈는 고용 창출에 효자다. 본사의 경우 10여명, 가맹점은 최소 3~4명에서 많게는 10명 이상의 인력을 채용한다.

지역 농산물 구입에 따른 경제유발 효과도 크다. ‘임실N치즈피자’의 경우 전국 150여 개의 체인점 가운데 80%가 수도권·영남 등 다른 지역에 있다.

이들 점포는 전북에서 나는 쌀(연간 400t)·한우(300마리)·치즈(300t) 등을 사용한다. 김병이(49) 사장은 “지역에서 생산한 신토불이 농산물을 사용해 피자를 만든다”며 “3년 내 가맹점을 300개로 늘려 국내 최대의 피자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우수 소상공인 프랜차이즈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성수 전북도 민생일자리본부장은 “점포 운영 및 관리, 종업원 훈련 매뉴얼 등을 제작해 주고 홍보·마케팅을 지원해 매년 신규 프랜차이즈를 6개씩 키워 5년간 일자리를 1000개 이상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프랜차이즈=가맹본부가 소유한 브랜드를 가맹점들이 일정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허가(license)를 해 주는 것을 말한다. 가맹점들은 특정 상호·상표와 점포 디자인, 사업 운영 시스템, 판매 전략 등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일정기간 동안 계속 컨설팅 서비스를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가맹비용(로얄티)를 낸다는 점에서 초기 개설비용만 주는 일반 체인점과는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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