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소년들의 ‘서울말선생님’ 안타까운 호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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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가 19일 오후7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제7회 여명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방현주(37) MBC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1, 2층의 1000여석을 꽉 채우고도 모자랄 정도로 많은 관객들이 참석하여 여명학교 학생들이 선사하는 트럼본과 가야금, 해금 연주, 뮤지컬 공연, 태권도 시범 등을 감상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두 시간여 식순을 모두 마무리할 무렵, 사회를 맡은 방현주 아나운서가 탈북 청소년들을 향한 관심을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지금 여기 있는 이들이 바로 미래 역사의 주인공, 통일의 주역들입니다. 이 아이들이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주세요.”

방 아나운서가 여명학교와 인연을 맺은 것도 벌써 5년째. 그녀는 여명학교 학생들의 ‘서울 표준말’ 선생님이다. 북한 사투리 때문에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던 탈북 청소년들이 안쓰러워 방 아나운서가 직접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처음부터 이들에게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니다. 지난 2003년 중국 베이징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간 것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중국에서 4년간 공부하면서 자연스레 조선족과 탈북자를 만나게 됐고,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평양을 방문해 북한 주민의 삶을 직접 목격한 뒤로 북한 동포들에 대한 연민으로 가슴이 아팠다. 귀국한 뒤 바로 여명학교를 찾아가 후원을 자청하고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매년 후원의 밤에 사회를 보게 된 것은 그녀로서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날 방 아나운서는 “인생의 귀인이자 멘토가 쓴 책”이라면서 김만기 저자의 <20대에는 사람을 쫓고 30대에는 일에 미쳐라>라는 책을 학생 60명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방 아나운서는 “부모를 북에 두고 목숨을 걸고 탈북 했기에 마음에 굳은살이 박이고 상처 있는 학생들이다. 국민이 제발 관심을 갖도록 도와 달라”며 말을 이었다. 실제로 남한에 온 탈북자 2만3000명 중에 청소년이 4500여명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여명학교와 같은 맞춤형 학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제 탈북 학생들의 문제는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다. 언제까지 방 아나운서와 같은 민간의 협조만으로 탈북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기사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르며,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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