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 협상 진전...11일 중 대타협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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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파업을 피하기 위한 정부와 금융산업노조의 6시간여에 걸친 심야 마라톤 협상이 진전을 이룬데 이어 후속협상이 계속되고 있어 11일중 대타협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와 노조는 철야협상에서 쟁점사항에 대한 이견을 상당히 좁혔으며 11일 새벽 중단된 실무협상이 오전 9시15분 재개됐다.

금융노조는 협상과 관계없이 일단 이날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따라 파업참여 조합원이 많은 한빛.조흥.외환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영업에 부분적인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러나 금융전산망이 정상가동되고 있으며 모든 은행의 점포가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어 심각한 고객불편 등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헌재 재경부장관과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 이용득 금융산업노조 위원장 등 정부.노조 협상대표들은 파업을 피하기 위해 10일 오후 10시부터 11일 새벽까지 6시간 30분에 걸친 막판 타협을 시도했다.

정부는 그동안의 강경 방침에서 다소 후퇴, 노조가 관치금융으로 인한 부실이라고 주장한 러시아경협차관 미수금 대지급의 연내이행, 수출보험공사 대지급이행, 예금보험공사 대출금상환 등을 약속했다.

또 금융지주회사제도는 예정대로 도입하되 강제합병은 하지않기로 하고 이를 문서화하기로 했다. 관치로 오해받을 수 있는 행위도 자제하기로 하고 이를 역시 명문화하기로 했다.

노조측은 추가 협상을 위해 이같은 정부 약속을 문서화해줄 것을 요구한 뒤 이용득 위원장 등 협상대표들은 정부의 성의가 부족하다며 3차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철야 협상에서 노조측은 관치금융특별법 제정, 금융지주회사제 3년 유보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고 정부는 요구조건을 일부 수용한 협상안을 제시, 치열한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노.정은 이날 새벽 4시30분 협상을 중단했으나 오전 9시15분부터 정부쪽에서 이종구 재경부 금융정책국장과 이우철 금감위 기획행정실장, 노조쪽에서 하익준정책국장이 나서 이견을 좁히기위한 실무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오후 양측 대표가 참여하는 4차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했음에도 전국에서 인력부족으로 문을 닫은 은행 점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한빛.조흥.외환.서울은행과 일부 지방은행 등 파업참여도가 높은 은행들에서는 일부 업무차질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 이날 현재 파업불참 금융기관은 기업.주택.한미.신한.하나.수출입.제일.평화.농협.수협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은행연합회.신용보증기금.자산관리공사 등 14개로 늘어났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주종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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