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순후 미국대학입학보장(IGP) 프로그램 개발한 리얼SAT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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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3등급 학생이 미국 아이비리그인 코넬대에 합격했다. 고3 여름부터 미국 유학 준비를 시작해 6개월 만에 듀크대에 들어갔다. 지난해 리얼SAT를 거쳐간 학생 중 미국 명문대학 입학을 보장하는 IGP(Ivy Guaranteed Admission Program)에 선발된 학생은 단 10명. 합격을 보장할 수 있는 학생만 소수로 선발했다. 이들은 전원 컬럼비아, 듀크, 코넬대같은 미국 명문대에 합격했다. IGP를 만든 리얼SAT 어학원 권순후 대표(사진)는 “미국 최상위권 대학 입시를 전문적으로 연구·분석해 얻은 성과”라며 “IGP는 국내 대학에서 해외대학으로 진로를 변경하려는 학생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험생의 아이비리그 합격담이 비현실적으로 들리는데.

“미국대학의 입시 특성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대학 입시를 오랜 기간 준비하던 지원자와 경쟁하는 게 아니다. 미국대학은 100% 입학사정관 제도를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학생 배경의 다양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국내입시를 준비하던 학생도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 학생의 합격확률이 높은 전형도 적지 않다. 일정 비율을 외국인 학생으로 선발하는 미국대학의 특성도 유리한 점이다. 이러한 전형을 매년 전문 컨설팅팀이 분석해 학생과 1대 1로 상담하고 지원한다.”

-IGP를 통한 입학성과를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최상위권 미국대학에 전원 입학했다. 지금까지 컬럼비아, 다트머스, 코넬 같은 아이비리그 대학과 버클리, 미시건, 에모리 등 미국대학 전체 30위권 명문대로 진학했다. 약대(Pharmacy) 같은 전문적인 전공으로도 매년 입학한다. 수능에서 3등급을 받고 코넬에 진학한 학생, 역시 수능 3등급을 받은 뒤 준비를 시작해 최상위권 리버럴아츠 대학 10여 개에 합격한 학생, 리버럴아츠 대학에서 콜럼비아로 편입한 학생처럼 다양한 성공사례가 있다.”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되나.

“3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1단계는 선발과정이다. 수능을 마친 국내 재학생을 대상으로 11월부터 소수정원을 선발한다. 내신과 수능 성적, 모의고사 성적을 토대로 심층면접을 진행해 합격을 보장할 수 있는 대학을 선정한다. 2단계는 입시를 준비하고 학점을 취득하는 기간이다. 1월부터 8월까지 미국대학에서 1학년과정으로 인정하는 15학점에서 최대 30학점까지 취득하며 입시를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목표한 대학에 입학하는 과정은 3단계에 진행한다. 8·9월 대학에 입학해 3·4년간 수학하고 졸업할 때까지 입시전문 컨설턴트가 관리한다.”

-국내대학의 ‘1+3 국제화 전형’과 유사해보인다.

“본질적으로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학교 수준이다. IGP는 미국대학 또는 어학원 등으로부터 커미션을 받거나 수익사업에 관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객관적인 컨설팅이 가능하고 선택 가능한 지원대학과 전공의 폭이 넓다. 1+3 국제화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진학 가능한 미국 대학이 제휴 대학으로 한정된다. 문제는 우리나라 상당수 국제화 전형 제휴 대학 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지방 캠퍼스 대학을 ‘세계 00위 주립대’로 홍보해 본교 캠퍼스처럼 보이도록 하거나 신뢰도가 낮은 사설기관의 랭킹을 인용해 명문대학인 것처럼 홍보하기도 한다. 미국의 하위권 대학들이 재정확보를 위해 제휴를 맺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준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실제 국제화 전형을 통해 미국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대학 수준에 실망해 IGP로 다른 대학에 재입학한 사례도 있었다.”

-지원대학을 안내하는 기준은.

“U.S. News 랭킹을 활용한다. 이 랭킹 중에서도 미국 내 최고대학인 Liberal Arts Colleges, National Universities 섹션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 섹션의 30위권 내 대학만을 목표로 삼는다. 공신력 있는 대학 랭킹 발표기관도 카테고리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지방대학 캠퍼스 섹션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최우수 종합대학’ 또는 ‘서부지역 0위 주립대학’ 등 판단을 흐리게 하는 문구는 주의해야 한다.”

-해외대학을 고려하는 수험생에게 조언을 한다면.

“IGP의 성과는 단 한번의 수능 시험에서 실수한 우수한 국내 인재들에게 미국대학에 더 나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SAT는 연간 6번 치르는 반면(미국에선 7회), 우리나라는 단 한 번의 수능으로 대학이 결정된다. 언어 문제만 해결되면 미국 최상위권 대학에서도 우리나라 학생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이번 수능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낸 학생이라면, 미국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명문대에 과감히 도전하는 게 또 다른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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