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측에 집 팔았다 검찰 불려간 가수 김동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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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완

그룹 ‘신화’ 출신의 가수 겸 연기자인 김동완(32)씨는 이달 초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검찰청인데 이국철(49·구속) SLS그룹 회장 사건과 관련해 문의할 것이 있으니 출석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의아해하면서도 검찰의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워 이달 초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 출석했다.

 김씨의 의문은 조사를 받은 이후에도 좀체 해소되지 않았다. 검찰 수사관은 그에게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나 이국철 회장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최근 신문에서 봐서 이름은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수사관은 이 회장의 부인 한모씨와 부동산 중개업자 김모씨를 아느냐고 채근했고 김씨는 “전혀 모른다”고 거듭 답했다. 김씨는 수사관의 입에서 정모씨의 이름을 듣고서야 일이 꼬였음을 직감했다.

SLS 계열사의 임원인 정씨는 2008년 김씨의 서울 성동구 금호동 D아파트를 사간 사람이었다. 검찰이 이 회장의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정씨 명의의 수상한 자금흐름이 포착되자 자신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들여다본 것이었다. 결론은 이 회장의 돈 수억원이 이 회장 부인 한씨를 거쳐 정씨에게 유입된 다음, 부동산 중개업자를 거쳐 김씨에게 입금된 것이었다.

 문제는 정씨가 자신의 이름으로 직접 매매대금을 송금하지 않고 중개업자 명의로 입금하면서 뜬금없이 김씨가 이 회장의 자금세탁 창구로 오인받은 것이다.

검찰은 김씨가 단순히 이 회장 관련 인사에게 집을 팔았을 뿐, 이번 사안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즉시 그를 돌려보냈다.

 검찰은 김씨가 매도한 D아파트 단지에 이 회장과 SLS 관계자 여러 명이 거주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회사 돈을 횡령해 이곳에 여러 채의 아파트를 차명으로 매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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