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크리스천학교 천안에 개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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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제크리스천학교 천안캠퍼스는 올 9월 16명의 첫 신입생을 뽑았다. 영어로만 진행되는 정규 교과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기초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6년 전 경기도 부천 송내동에 개교해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국제크리스천학교가 천안에 문을 열었다.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삼은대길교회(이성규 담임목사)에 자리 잡은 한국 국제크리스천학교는 초·중·고 과정을 통합 교육하는 대안학교다. 글로벌 기독교 인재육성을 목표로 부천에서 처음 시작된 이 학교는 7명의 학생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1000여 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는 대안학교로 성장했다.

 9월에 개교한 천안캠퍼스는 현재 16명 초·중학교 학생들이 입학해 수업이 진행 중이다. 한국 국제크리스천학교는 국어와 국사 수업을 제외하고 모든 수업 과정이 영어로 진행된다. 현재 천안캠퍼스에 입학한 학생들은 원어민 교사를 포함해 3명의 교사들이 영어 기초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천안캠퍼스는 11월 일반 학교 정규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교사진을 충원하게 된다. 이은열(아래 사진) 천안캠퍼스 교장을 만나 한국 국제크리스천학교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미션스쿨과 크리스천학교가 다른 점은.

“기독교 학교 운동은 미국을 중심으로 서구사회에서 이미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미션스쿨은 기독교 단체나 종파에서 학교를 설립해 일반 교육을 하는 것이라면 기독교 학교는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무장한 글로벌 리더를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 교재나 모든 수업 과정이 기독교적 가치에 따라 짜여있다. 6년 전 한국에 도입된 크리스천학교는 미국에 있는 기독교학교협의회(AACS)의 기본 틀을 그대로 가져와 접목했다.”

-학교 이름이 생소하다.

“미국에는 이미 2500개(대학 포함)가 넘는 기독교 학교가 있다. 미국에서 10년 동안 크리스천학교에 몸담은 유용국 목사가 6년 전 국내로 들여와 경기도 부천에 학교를 세우면서 도입됐다. 인성교육과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전국에서 개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인가 학교인가.

 “비인가 학교다. 기독교학교협의회의 인가를 받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을 인정받으려면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미국 기독교학교로 편입이나 상위 학교(대학 포함)로 유학하는 데는 별도의 학력인정 절차 없이 가능하다. 일반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는 커리큘럼을 유지하기 때문에 비인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에 유학 가는 학생들이 많나.

“밥존스대학 등 연계된 미국 기독교 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에 있는 상위학교에 진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국내 크리스천학교에서 기본 능력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천안캠퍼스 역시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좀 더 쉬운 방법으로 미국대학에 가겠다는 생각으로 크리스천학교에 입학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고 들었다.

“국어와 국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그 밖의 모든 수업은 기독교학교인 미국의 밥존스대학에서 만든 교재를 사용한다. 이밖에 부천에 있는 예술학교 교수들이 내려와 피아노, 바이올린 등 예능교육을 담당한다. 기본적으로 크리스천학교는 사교육을 인정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글로벌 인재로 크는데 필요한 모든 교육을 학교가 책임지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종교적 관점에서 지나치게 엄격한 규율을 적용하지는 않나.

“요즘 아이들을 지켜보면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배려심이 없다. 또 밤에 화장실에 가지 못할 만큼 겁도 많다. 하기 싫은 일을 인내하지 못하는 아이도 많다. 지난친 종교적 관점으로 아이들을 숨 막히게 하지는 않지만 신앙에 바탕을 둔 전인교육에 무게를 두고 교육하고 있다.”

-기독교인만 입학이 가능한가.

“학부모나 학생이 기독교를 믿지 않고 있다 하더라고 학교가 추구하는 기독교적 교육방식에 동의하면 입학이 가능하다.”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현재 천안캠퍼스 수업은 정규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영어교육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일반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업이 진행된다. 교사진 모두 영어에 능통한 전공자들로 구성했고 미국 기독교학교 협의회에서 우수한 원어민 강사를 원활하게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교사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정규 수업이 끝나고 나면 수업 시간에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보충질문하고 이를 복습하는 자율학습시간이 진행된다. 그날 배운 것은 그날 모두 이해하고 넘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작은 학교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다. 수업의 대부분은 주입식이 아니라 자신의 연구 과제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 토론수업에 전문성을 갖춘 강사진을 별도로 초청했다.”

-학비가 궁금하다.

“많지 않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시키려다 보니 학비는 일반 학교 보다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일단 입학하면 일체의 사교육비가 추가로 들어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교육의 주권이 정부에 있지 않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있다. 어떤 교육을 시키고 받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이 학부모 또는 학생들에게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기독교인으로서 기독교적 가치관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키고 싶다면 이에 부합하는 교육기관이 있어야 한다. 교회가 기독교 인재 육성에 나서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무상으로 교회 시설을 내준 이성규 삼은대길교회 담임목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문의=070-8706-4455, 010-5160-4612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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