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검색서 체면 구긴 구글, 모바일서 ‘검색지존’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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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구글의 창이냐, 국내 포털업체들의 방패냐’. 국내 모바일 검색시장을 놓고 토종기업과 다국적기업 간의 경쟁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모바일광고시장 규모가 2012년 53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도전자는 전 세계 검색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이다. 세계 1위 업체지만 유독 한국 포털시장에서만큼은 네이버와 다음에 밀려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하지만 구글은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자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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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꺼내든 전략 무기는 사용 편의성이다. 로고와 검색창뿐인 검색화면(UI)의 단조로움이 오히려 모바일에선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자체 조사 결과 모바일의 경우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20% 정도로 나타났다.

 최근 방한한 구글의 에릭 슈밋(56) 회장도 한국지사 직원들에게 모바일 검색 부문의 중요성을 재차 독려하는 등 본사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발맞춰 구글코리아는 최근 모바일 최우선 전략 아래 연구개발·영업 조직을 재편했다. 지난 9월에는 국내 주요 광고주 300여 명을 초대해 다양한 광고 기법을 소개했다. 글로벌 차원의 신기술 도입이 빠르다는 것도 강점이다. 구글은 최근 전체 모바일 검색 중 20% 정도가 음성 입력이라는 점을 감안해 안드로이드용 구글 번역 대화모드에 14개 언어를 추가로 넣었다. 이 중엔 한국어가 새로 포함됐다.

 또 이동 중 작업하는 이들을 위해 안드로이드용 구글 문서도구 앱도 만들었다. 대중교통 내비게이션 등 한국 기술진이 개발한 앱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한국시장보다는 글로벌 전체 시장을 염두에 둔 앱들이어서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는 데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조원이 넘는 국내 포털광고시장을 양분한 네이버와 다음도 포털 검색시장에서의 우위를 모바일 쪽으로 이어가기 위해 안간힘이다. 네이버의 주된 방어전략은 PC 기반 인터넷 포털에서 쌓은 소비자 편의성이다. 네이버 브랜드의 익숙함을 무기로 인지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원윤식 팀장은 “모바일 검색광고의 일간 매출은 최근 1억2000만원으로 늘어나는 등 올해에만 모바일 검색광고 분야에서 300억원의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며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라우드 및 지역기반의 위치기반서비스(LBS) 같은 네 가지 핵심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털업계 2위인 다음은 구글을 떼어놓는 한편으로 네이버를 바짝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도 검색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상당수가 이동하며 지도를 본다는 점에 착안해서다. 또 음식점이나 펜션 등의 매장 실내를 보여주는 지도서비스인 ‘스토어뷰’의 모바일웹 서비스도 최근 시작했다.

 다음의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인 ‘마이피플’은 유무선 인스턴트 메시지가 가능하다는 장점 덕에 최근 이용자 수가 1300만 명을 넘어섰다. 사용자 편의도 높였다.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활용해 상품의 바코드를 촬영하면 상품 검색이 가능한 코드 검색 등 새로운 서비스도 나왔다. 여기에 책·영화포스터·주류 라벨 등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해당 사물을 인식해 바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사물검색’과 음악을 들려주면 해당 곡명과 가수 등 관련 정보를 바로 찾아주는 ‘음악검색’ 등 특화된 서비스가 무기다.

 이 회사 김지현 모바일부문장은 “다음의 모든 서비스를 모바일에 최적화시키고 있으며 소셜·로컬·검색 서비스를 모바일에 적합하도록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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