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씨 동아건설 복귀 카드 논란]

중앙일보

입력

동아건설 전 회장인 최원석(崔元碩)씨의 경영복귀 가능성을 둘러싸고 사내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태전 부실경영에 책임지고 물러난 崔 전 회장은 지난달 28일 마감한 동아건설 최고경영진 공모에 측근을 통해 응모했다.

동아건설이 국내 사업만으로는 회생하기 쉽지 않고 해외공사를 많이 수주해야 하는데, 해외 사업에 대한 로비력을 갖춘 崔 전 회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주채권은행인 서울은행 관계자는 6일 "최원석 전 회장 등 실패한 경영인을 채권단이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면서 "崔 전 회장의 서류 접수는 해프닝으로 끝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위 고위 관계자도 "회사를 망친 사람이 시간이 지났다고 돌아오려는 것은 염치없는 행위" 라며 "崔 전 회장의 경영능력은 이미 실패한 것으로 검증됐기 때문에 채권단이 그를 회장으로 뽑는 일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崔 전 회장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초기에 거부감을 나타냈던 동아건설 노동조합은 최근 드러내놓고 반대하지 않은 채 채권단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지난 5일 서울은행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건설업에 대한 이해와 금융부문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소지해야 한다" 고 전제한 뒤 "특히 해외공사를 감안한 능력과 자질을 필요로 할 것" 이라고 밝혔다.

동아건설 관계자는 "노조가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崔 전 회장에 대한 관심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직원은 "회사를 이렇게까지 만든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을 다시 경영자로 들인다면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일" 이라며 "다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동아건설은 노조의 퇴진 요구와 총선전 정치자금 제공설에 휘말려 고병우(高炳佑)전 회장과 경영진 6명이 물러났으며, 오는 21일 임시주총에서 새 경영진을 선임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은행은 대한통운 처리방안이 마무리되면 동아건설의 워크아웃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채권단은 지난 4월 초 동아건설에 대한 2차 채무조정 계획을 결정하면서 1조1천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등 총 1조8천억원 규모의 부채를 조정해주는 전제조건으로 대한통운을 적절하게 처리해 7천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협의회는 지난주 대한통운이 동아건설에 서준 지급보증 7천억원 가운데 5천5백억원을 탕감하고 대신 1천5백억원을 출자전환해 채권단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 제3자에 매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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