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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 절반 ‘원샷 통합전대’ 찬성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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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지원

민주당 소속 의원의 절반가량이 ‘혁신과 통합’(혁통) 등과 통합 전당대회를 치르는 이른바 ‘원샷 통합 경선’ 방식에 찬성한다는 중앙일보 보도(11월 14일자 1, 5면)가 나오자 민주당 각 계파는 급박한 분위기였다. 손학규 대표 측근은 14일 “큰 동력이 생겼다”며 “‘야권 통합’이란 시대적 명령을 의원들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방증”이라고 논평했다.

 ‘통합 전대’ 지지자인 이종걸 의원은 즉각 성명을 내고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야권 대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합 전대를 대세로 굳혀나가려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런 기류 속에 원샷 통합 경선파도, 민주당 독자전대파도 아니라고 밝혔다가 ‘기타’로 분류된 일부 의원이 주변에 “난 원래 ‘통합 전대파’였다”고 해명하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당권 주자 측은 “익명으로 조사했다면 내용이 달라졌을 것”이라면서도 곤혹스러워했다. 일부 당권 주자 측은 자신들과 가까운 의원들을 가리키며 “정말 이 의원이 통합 전대를 찬성했느냐”고 묻기도 했다. 당내 기류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박지원·김부겸 의원 등 당권 주자 10여 명은 이날 오후 긴급회동을 하고 ‘선(先) 민주당 전대’ 관철을 위한 ‘대책회의’도 가졌다.

 이후 박 전 원내대표는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連席)회의에서 손 대표를 공개 비난했다. 참석 대상자 240여 명 중 160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손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더 큰 민주당’으로 발전하기 위해 12월 17일 통합 전대는 반드시 열 것”이라며 “그게 안 되면 (민주당) 단독 전대를 열고 지도부를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단독 전대를 열겠다는 데 무게를 둔 게 아니라 통합 전대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배수진(背水陣)’에 가까운 뉘앙스였다.

 그러자 박 전 원내대표는 손 대표를 겨냥해 “지도부가 ‘민주당 주도’로 통합한다고 했지만 실제론 민주당은 ‘통합의 대상’이 됐다. (혁통, 노동계와 함께 민주당은) ‘n분의 1’이 된 것”이라며 “(현재의 야권 통합 협상은) 국민을 속이고 여러분을 속이는 것”이라고 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통합 전대 반대파들은 “혁통이 명망가 몇 사람을 세워 민주당과 통합하려는 건 대(對)국민 사기극”(강창일 의원)이라고 반발을 계속했다.

양원보·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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