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마리오 몬티 총리, 이탈리아 ‘수퍼 마리오’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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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몬티 총리지명자가 13일(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적자 감축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로마 AP=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새 총리로 지명된 마리오 몬티(68) 상원의원이 13일(현지시간) 본격적 업무에 들어갔다. 이날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밀라노 보코니대 총장이자 경제학자인 몬티 지명자는 대통령궁의 총리 지명 발표 직후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내에서 허약한 구성원이 아닌 강한 구성원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현 비상 상황을 신속하게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몬티 지명자는 이날 성명에서 이탈리아의 재정상태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외신들에 따르면 우선 몬티 내각은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달하는 정부 부채를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근 의회에서 통과된 경제 안정화 및 개혁안을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 비효율적 관료조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탈리아 안팎에서는 몬티 지명자를 상냥하면서 내성적인 경제 전문가로 평가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몬티는 냉정하고 조용하면서도 위기에 대응할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는 대조적인 성격”이라고 전했다. 몬티 지명자는 꼼꼼하면서도 과감한 성격을 의미하는 ‘프로이센계 이탈리아인’라는 원래 별명 외에 ‘수퍼 마리오’라는 별칭을 최근 얻었다. 닌텐도의 비디오 게임 캐릭터인 수퍼 마리오가 게임 속에서 납치된 공주를 구하듯이 이탈리아를 구해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로이센계 이탈리아인이라는 별명은 1999년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으로 일할 때 얻었다. 당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주도하면서 미국 정부와 대기업의 압력에 당당히 맞서 이런 별명을 얻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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