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폐, 달러·유로 같은 3대 기초통화 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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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먼델

‘유로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버트 먼델(79·사진)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중국 인민폐의 역할 확대를 지지했다. 또 인민폐가 미국 달러 및 유로와 함께 가장 중요한 글로벌 통화가 돼야 하고,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제2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13일 먼델 교수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중국 황금 고위층 포럼’에서 이같이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먼델 교수는 “중국이 미국·유럽과 함께 글로벌 권리를 함께 누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인민폐는 미 달러 및 유로와 함께 가장 중요한 글로벌 통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민폐를 SDR에 포함시키는 것을 지지한다”며 “SDR 구성 통화 중에서 인민폐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다른 주요 통화와 같은 수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민폐, 달러, 유로가 새로운 국제통화의 3대 기초 통화가 돼야 한다”면서 “이를 기초로 새로운 국제통화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뿐 아니라 다른 대국의 지지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유럽 채무 위기에 대해 먼델은 “세계 2대 통화인 유로는 지난 10년간 기대 목표를 실현했다”며 “유로가 없었다면 유럽연합(EU)은 사분오열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 먼델은 금을 SDR에 포함시켜 글로벌 인플레에 경고를 보내자는 제안도 했다. 그는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금은 화폐금융시스템 안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커진 세계경제 규모에 비해 금 비축량이 턱없이 적고 일부 국가가 반대하기 때문에 금 본위제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캐나다 출신의 먼델 교수는 IMF와 세계은행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1970년 유럽경제위원회 통화위원회 고문을 지냈고 72~73년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단일통화(유로)를 기초하는 9명의 자문위원 중 한 명으로 일했다. 그가 고안한 최적통화지역이론은 유로와 유럽 단일경제권의 탄생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해 먼델은 ‘유로의 아버지’로 불린다. 99년에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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