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017 문자메시지 공해에 시민들 '짜증'

중앙일보

입력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최근 바뀐 광역화 전화국번을 홍보하기 위해 똑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수차례에 걸쳐 무분별하게 발송해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3일 휴대폰업체와 소비자들에 따르면 SK텔레콤(011)과 신세기통신(017)은 정보통신부의 전화국번 광역화 사업내용을 알리기 위해 가입자들에게 1인당 최고 6통까지 새벽과 밤시간을 가리고 않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기통신 고객인 김지아(27.여.학원강사.대구 남구 대명동)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11시16분 잠을 자고 있는데 메시지가 들어오는 바람에 깨어났다"며 "업체들이 고객의 편의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 가입자인 강동복(36.회사원.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씨는 "지난 1일 오후 5시 집에서 쉬는데 `삑삑'' 소리를 내며 문자메시지가 들어온 것을 비롯, 지난달 26일부터 지금까지 무려 6통의 메시지를 받았다"며 "1∼2통도 아니고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받다보니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역시 011고객인 이선자(35.여.공무원.서울 강동구 고덕동)씨는 "지난 1일 오전10시께 업무로 한창 바쁠 때 메시지가 들어와 확인해보니 국번 광역화 내용이었다"며 "이후 같은 내용이 3번 더 왔으나 귀찮아서 보지도 않고 지워버렸다"고 말했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지난달 2∼3일 새벽 시간에 전국의 68만여 고객에게 일제히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잠을 설치게 만들었다는 항의를 받았음에도 불구,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반면 LG텔레콤과 한국통신프리텔, 한솔엠닷컴 등 다른 휴대폰 업체들은 주로 낮시간대에 1번씩만 문자메시지를 보내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대조를 이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오전 8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 메시지를 발송했으나 전송속도가 늦어져 메시지가 제시간에 들어가지 못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홍보차원에서 메시지 발송횟수를 늘렸는데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꼈다면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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