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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골드러시, 그 진실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터넷 시대는 우리들의 삶에서 아주 기본적으로 여겨지던 많은 부분을 바꿔놓고 있다. 예를 들어,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상점에 직접 가지 않고 물건을 사거나, 병원에 가지 않고 건강상담을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전자상거래나 원격화상진료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렇듯 인터넷 시대로의 변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말들이 난무하기도 한다. ‘과연 인터넷이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까?’, ‘너무 갑작스럽게 확산되고 있어 부작용이 많을 거야.’하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고, ‘우리의 인터넷 산업 수준이 세계적 수준’임을 낙관적으로 판단해 희망을 가지는 사람들 또한 많이 있다. 하지만 희망을 갖든, 불신하든 이미 인터넷은 우리의 생활 일부를 떠받치는 한 축이다.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할 것인지, 불행하게 할 것인지는 이제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조금 지난 통계이긴 하지만 세계적인 도메인 등록기관인 ‘네트워크솔루션’사의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은 지난 3월에 미국을 제외한 지역의 월 도메인 등록 건수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월에 영국에 1위 자리를 잠시 내주기는 했지만 1월에 이어 또다시 1위를 기록함으로써 세계 최상위의 인터넷 강국이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특히 서울은 도시별 집계에서 계속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한국은 지난 98년 29위에서 99년 5위로 껑충 뛰어 올랐고, 2000년 1월에는 드디어 그 달에 가장 많은 도메인 등록자수를 기록해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도시별 등록순위에서도 서울은 98년 29위에서 99년 3위, 올해 들어서는 1위로 등극했다.

미국 외 지역의 국가별 도메인 등록순위는 한국,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스페인, 독일, 홍콩, 네덜란드 순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까지도 앞서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인터넷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짐작케 하는 결과다.

또, 도시별 도메인 등록 순위도 서울, 홍콩, 런던, 파리, 토론토, 벤쿠버, 도쿄, 싱가포르, 마드리드, 밀란으로 나타나 한국은 그야말로 인터넷 시대의 초강대국(?)이라고 할만한 위치에 와 있다. 세계 유수의 인터넷 기업, 네트웍 업체, 시스템 업체들이 올 들어 한국 방문 러시를 이루고, 이들이 저마다 성공을 자신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98년 310만 명에서, 99년에는 1,086만 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고, 올 들어서는 지난 5월말 현재 1,534만 명을 넘어섰으며, 인터넷 사용자 수가 월 평균 100만 명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전세계 어디에 이만한 열기를 가진 나라가 또 있을까.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황금어장’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인터넷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변화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 다름 아닌 인터넷 광고 시장의 변화다. 인터넷 확산 초기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익구조의 대부분을 배너광고에 의존했다. 하지만 갈수록 배너광고의 효과가 낮아져 클릭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광고가 수두룩해지면서 광고의 패턴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게임광고, 복권광고 등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광고가 있는가 하면, 이메일을 통해 전달되는 온라인 광고도 생겨나고 있다. 이 방식은 사용자가 바이러스를 검색·치료하는 약 3분 동안 자연스럽게 동영상 광고를 보여주는, 전혀 새로운 방식인데 기존 온라인 광고의 약 30배에 달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간대별, 광고 유형별로 어떤 시간대에는 어떤 사이트에 광고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인지를 분석해 광고주에게 제공하는 온라인 광고대행사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이런 움직임들은 배너광고가 주류를 이루던 때와 달리 인터넷이 점점 비중있는 사업의 영역이 되어 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한편, 미래의 사이버시장은 소규모 전문 서비스 업종이 주도한다는 재미있는 통계가 발표되어 눈길을 끈다. 이 통계에 따르면 향후 인터넷 비즈니스는 종업원 4명 이하의 초미니 기업과 전문 서비스 업종이 주도한다는 것이다.

특히 도메인 등록자의 84%가 개인 사업자나 개인기업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70%는 종업원 1∼4명의 소호 또는 초미니 사업체들이라고 한다. 이중 변호사와 소프트웨어 업체가 가장 많이 등록한 업종 1위와 2위를 기록했으며, 10대 업종에 인터넷서비스, 부동산, 광고, 컴퓨터, 보험사, 의사, 경영컨설턴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상위 10위에 랭크된 업종을 보면 인터넷과 별 연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 직종이 벌반 이상인데, 사람들이 인터넷에만 열광하던 시기를 지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적극적인 결합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넷과 관련된 이런 통계치들을 보면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이것들이 우리의 삶의 질서를 무너뜨리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 긍정적인 요소만 있을 수는 없는 법. 부정적인 요소를 늘 염두에 둔다면 오히려 발전의 거름이 되지 않을까. 사이버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주민들 사이에 인간적인 관계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메일이나 게시판 등을 이용함으로써 오히려 친밀감이 높아진다는 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지역들에서 나타나는 결과다. 이처럼 긍정적인 면을 발굴하고 키워나간다면 인터넷은 우리 개인이나 민족전체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확신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인터넷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될 지, 풍족하게 하는 좋은 도구가 될 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

글: ㈜BnC Asia.com 대표이사 김소연ceo@bnc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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