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것은 아이폰인데 우울증 치료한다고? 발킨사 빛쏘는 기계 화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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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사가 최근 내놓은 우울증 치료제. 귀속에 빛을 쏘면 세로토닌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진다.

사람이 빛 없이 살 수 있을까. 인간의 두뇌가 빛에 민감하다는 실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귀속에 빛을 쏘아 단숨에 기분을 좋게 만드는 핀란드 발키(Valkee)사의 제품이 화제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1일 밤이 긴 겨울 생길 수 있는 계절성 정서장애(SAD:seasonal affective disorder) 치료할 획기적인 발명품을 소개했다. 모양은 꼭 아이폰(아이팟) 같고 이어폰도 달려 있지만, 이 이어폰에서는 소리가 아닌 빛을 방출한다.

발키사와 핀란드 오울루 대학교 연구팀은 1년 간에 걸친 임상실험 결과 "매일 8~12분 동안 한달간 지속해서 사용할 경우, 계절성 정서장애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뇌가 빛에 민감하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뇌가 기분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분비시키는데 필요한 충분한 햇빛을 못받을 경우 사람은 가벼운 무기력증에서 우울증, 불면증까지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185파운드(약 330만 원)에 달하는 이 기계는 귓속을 통해 뇌의 감광영역에 빛을 보낸다.

발키사의 대표이자 과학자인 쥬소 니살라는 "비행기 여행 뒤 겪는 시차에 따른 생체리듬 장애도 고칠 수 있다"면서도 "손전등으로 빛을 쪼여 같은 효과를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10일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터키 반 시 지진 현장` 중에 찍힌 미유키 사진. 순식간에 그녀가 묵고 있는 호텔이 무너져 내리면서 공포에 휩싸여 있는 모습이다.

◇터키 지진 속 여성, 컴퓨터 불빛이 구해=최근 터키 지진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한 여성도 랩탑의 불빛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지난달 23일 7.2도의 지진 속에 600명이 숨진 터키. 9일 밤(현지시간) 터키 동부 반 시(市) 인근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또 발생했다. 이곳에 자원봉사를 온 일본여성 미유키 코네이(32)는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5층 호텔 더미에 깔려 5시간을 보내는 동안 거의 의식불명에 이르렀다.

10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코네이는 "어둠공포증이 워낙 심한 나는 무서워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흙먼지 때문에 힘들었지만 왼쪽 눈을 겨우 떴을 때 빛이 보였다. 그 빛이 위안을 줬고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가 호텔에서 사용하던 노트북에서 나오는 희미한 광선이었다.

현재 병원에 입원해 안정을 취하고 있는 그녀는 "올 초 일본에 대지진이 났을 때 국제사회에서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아 재건할 수 있었다"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 터키에 왔고 앞으로 계속 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의 외교부장관인 베시르 아탈라이도 10일 그녀를 방문해 감사를 표했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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