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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현장에서 일궈내는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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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여승배
주아프간 PRT 대표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PRT) 사업엔 약 20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그 가운데 바그람 한국병원·직업훈련원 같은 우리나라 PRT 사업들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지역 주민들의 찬사는 물론 다른 국가들로부터도 모범적인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의 효과적인 개발원조 방식과 전쟁의 상처를 딛고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경험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아프간인들은 우리에게 남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유일한 국가며, 무엇보다 한국인이야말로 분쟁과 가난으로 얼룩진 자신들의 실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인 듯하다. 우리 PRT는 곤경에 빠져 있는 친구를 돕는다는 동정적 지원을 행함으로써 아프간인들의 믿음을 얻으려 하고 있다. 아프간의 한 고위 인사는 국가재건의 길이 멀고 험하게만 느껴지다가도 한국의 발전 사례를 보면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며 우리 PRT의 조언과 충고에 귀를 기울였다.

 아프간 전역에서 테러 뉴스가 끊이지 않는 등 아프간의 치안 상황은 아직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가 언제까지고 외부에 의존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한편으로 아프간 정부의 자체 치안능력 강화를 지원해 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권한 이양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PRT가 담당하는 민간 부문의 개발과 역량강화도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도 아프가니스탄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책임을 이행하고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에 받았던 국제사회의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PRT는 오늘도 유라시아 중앙의 역사 현장에서 희망을 일궈내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여승배 주아프간 PRT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