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만루찬스에서 갈린 승부

중앙일보

입력

최근 1승1무3패로 선두자리를 위협 받고 있는 현대. 선발 정민태를 발판으로 위기탈출을 노렸지만 또다시 삼성에 덜미를 잡히며 두산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하고 말았다.

양팀 최다승을 기록중인 정민태와 김진웅의 선발대결은 위력적인 공을 뿌리지 못한 두 투수탓에 승부의 향배는 타선의 응집력으로 넘어간 상황.

현대는 1회부터 3회까지 선두타자가 중전안타로 출루했지만 3회 김인호의 적시타 외엔 후속타 불발로 점수와 연결시키지 못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삼성은 4회 정민태의 난조로 이승엽-프랑코-김기태가 모두 볼넷으로 진루하며 만든 무사만루의 황금기회에서 최근 상승무드를 이끈 젊은피 이계성이 내야땅볼로 동점을 만들었고, 2사후 8번 진갑용이 정민태의 몸쪽 낮은 직구를 3점포로 통타(시즌3호)하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현대도 똑 같은 기회가 6회말에 찾아왔다. 선두 박종호가 유격수를 넘기는 플라이를 쳤지만 아무도 잡지 못하는 위치에 떨어지며 2루타로 연결되었고, 뒤이어 박재홍의 볼넷과 심재학의 몸맞는공으로 무사만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 찬스는 마무리 임창용이 버티고 있는 삼성을 감안할 때 일거에 역전이 가능한 오늘의 마지막 기회. 박경완은 3개의 파울을 쳐내며 8구까지 승부를 끌고간 끝에 구원 김현욱을 괴롭히며 밀어내기로 찬스를 이었다.

2-4로 추격하는 상황에서 무사만루는 계속됐지만 하위타선의 이명수와 퀸란은 파울플라이와 인필드플라이로 물러나며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고, 삼성은 임창용을 마운드로 올려 대타 장정석을 공3개로 삼진 요리했다.

똑 같은 만루찬스가 하위타선에 걸렸지만 집중력에서 앞선 삼성이 현대를 3일 연속 울리는 순간이었다. 임창용은 149킬로의 직구를 무기로 현대 10타자를 상대, 8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는 발군의 실력을 뽐내며 팀의 5연승을 주도하며 힘의 피칭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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