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개념수학 ‘사탕수수’로 초등 수학 준비하기 ⑨ 분수와 도형나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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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는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배우는 개념이지만 유아 때부터 생활 속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유용한 개념이기도 하다. 큰 피자 한 판을 가족이 똑같이 나누어 먹는 것도 분수 개념을 익힐 수 있는 활동이다. 한 사람이 얼마나 먹었는지 생각해 보기만 해도 분수의 기초 개념을 익힐 수 있다. 이때 보통은 ‘몇 조각을 먹었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피자를 여러 조각으로 나눌수록 1조각의 크기는 작아지고 적은 수의 조각으로 나누면 크기가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피자 1조각의 크기는 한 판을 조각낸 개수에 따라 결정됨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피자를 얼마나 먹었나를 제대로 말하려면 몇 조각으로 나눈 것인지를 함께 말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 ‘8조각으로 나눈 것 중 내가 먹은 것은 2조각’처럼 말이다. 이것이 바로 분수의 기본 개념이다.

나누어 놓은 조각으로 분수 개념을 익히는 데서 더 나아가 파이나 카스텔라를 똑같은 크기로 잘라 보는 것도 재미있는 활동이다. 분수는 똑같은 크기로 나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동그란 파이를 자른 후 겹쳐 보면 똑같은 크기임을 아이가 쉽게 알 수 있다. 이때 파이 1개를 반으로 자르면 2개가 되는데, 나눠 가진 반쪽짜리 1개는 처음의 온전한 1개와는 다르다는 것 을 아이가 깨닫도록 유도해 보자. 반으로 자른 1개는 처음의 1개와는 다르고, 파이를 3조각으로 자르면 2조각으로 잘랐을 때와는 또 다르다는 것을 아이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조각으로 자른 것 중 1조각을 1/2(2분의 1)이라고 하고 3조각으로 자른 것 중 1조각을 1/3(3분의 1)이라고 한다는 것까지 알면 유아가 알아야 할 분수 개념으로는 넘치도록 충분하다. 교과로 만나면 어려운 개념이지만 생활 속에서 파이나 빵을 잘라 보며 익힌다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분수 개념 활동을 할 때 도형나누기 활동을 함께 하면 아이의 도형 감각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기본 도형을 똑같은 크기로 나누어 보는 활동인데, 색종이를 여러 모양으로 나누어 봐도 된다. 유아 때는 직관적으로 도형의 기본 성질을 파악하는 활동이 중요하다. 공간 도형으로 넘어가면 상상력이나 추론 능력이 있어야 도형이 이해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구체물로 활동을 해 본 아이일수록 쉽게 상상하고 쉽게 추론할 수 있다. 처음에는 유아가 임의로 여러 모양으로 나눠보게 해 도형과 친숙해지도록 한다. 도형과 친숙해졌다면 일정한 모양과 여러 크기로 나누는 활동을 한다. 예를 들어, 직사각형 모양의 카스텔라를 4조각으로 나눈다고 해보자. 몇 가지 방법이 있을까? 십자 모양으로 자를 수도 있고, 세로로 4조각을 낼 수도, 가로로 4조각을 낼 수도 있다. 조금 더 창의력을 발휘하면 지그재그로도 똑같은 모양과 크기로 나눌 수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넓이 개념을 익힐 수 있다. 단순한 분할은 넓이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익히게 하지만 복잡한 분할은 평면 구조에 대한 복잡한 사고를 훈련하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이런 훈련을 거듭하면 나중에 복잡한 도형의 넓이를 구할 때 복잡한 계산 방법이 아니라 평면 분할에 대한 이해를 이용해서 쉽게 풀 수도 있다.

백석윤 교수는= 도움말을 준 백석윤 교수는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현재 서울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로 있으며 초등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하고 좋아하게 될까를 특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료제공=이수출판 맛있는 개념수학동화‘사탕수수’www.yisubook.co.kr

<글=김이수 (이수출판 대표이사) 자문="백석윤" (서울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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