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리는 오라클

중앙일보

입력

오라클의 애플리케이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베이스 전선에서는 먹구름이 끼고 있다.

오라클의 4분기 재무상황 발표와 함께 주목을 끌만한 소식이 나왔다. 오라클의 애플리케이션 스위트 매출액이 SAP의 기업 애플리케이션 매출액을 추월했다는 것. 이와 함께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매출 신장이 상당히 둔화되고 있다는 별로 반갑지 않은 소식도 발표했다. 회사관계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8i의 패키징, 가격, 기술, 판매 프로그램에 변화를 줌으로써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라클 회장 겸 CEO인 래리 엘리슨은 애널리스트들과의 전화회의에서, 오라클과 숙적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이제는 모두 ‘두 가지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이 됐다고 하며 이번 재무보고를 반겼다. 엘리슨은 MS가 윈도우 및 오피스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오라클은 최고의 데이터베이스 제품 및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분기 동안 오라클의 애플리케이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나 급상승했다. 오라클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로 4억 4,700만 달러를 판매함으로써 그간 이 업계를 주도해온 SAP를 제쳤다. 하지만 데이터베이스 중심의 서버 매출은 겨우 12% 상승에 그쳤다.

부사장겸 CFO(Chief Financial Officer)인 제프 헨리는 12%는 현 추세에 맞는 성과가 아니라며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20% 정도의 성장률은 달성해야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 회복을 자신했다.

헨리는 ‘의도적’으로 소량고가 판매 대신 박리다매 판매에 치중해온 오라클의 새 사업관행을 지적했다. 즉, 오라클은 MS의 SQL 서버 판매 전술을 모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엘리슨은 오라클 제품 판매원들이 4분기에는 새로운 판매구역으로 자리를 옮기기 때문에 최대한 할인을 많이 하는 게 좋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엘리슨은 앞으로 오라클이 시장을 독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최근 4분기 동안 오라클은 판매사원들에게 자신의 판매 구역을 지키라고 당부했다. 오라클은 판매원들이 지나치게 큰 폭으로 할인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결재과정도 바꿨다. 결국 오라클은 텔레마케팅과 인터넷을 통한 판매에 역점을 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MS는 관심 없다

IBM의 기업용 DB2 및 MS의 부서 네트워크용 SQL 서버와의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엘리슨은 여전히 경쟁사에 별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엘리슨은 MS는 전혀 안중에도 없으며 비교 상대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MS의 SQL 서버 2000은 SQL 7보다 느리며 SQL 2000의 파티셔닝 기술은 정전사고를 자주 일으킨다고 깎아 내렸다. 하지만 MS는 이 주장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한편 IBM에 대해서는 IBM의 메인프레임에 대항해 DB2 영역에서 공격적인 자세를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라클은 병렬 컴퓨팅을 이용하는 하이엔드 애플리케이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데이터베이스 판매 부양책이 족하다고 할 수 있을까? 성격 급한 엘리슨은 그렇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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