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의 성인 성 프란체스코 묘사한 이탈리아 유명화가 그림에 악마의 형상 논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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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 이탈리아 화가 지오토 디 본도네가 가톨릭 수도사 성 프란체스코의 생애를 그린 성프란체스코 성당 벽화 중 20번째 그림. 이탈리아 예술 역사학자 카아라 프루고네는 성 프란체스코의 죽음을 나타낸 이 그림의 구름 부분에 악마의 형상이 있다고 주장했다.[아시시 로이터=뉴시스]

13세기 이탈리아 유명화가의 그림에 악마의 형상이 숨어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예술 역사학자 키아라 프루고네는 중부도시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성당 벽화에서 악마로 보이는 그림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벽화는 르네상스 시대 화가 지오토 디 본도네(1267(?)~1337년)가 그렸다. 아시시 출신의 유명 수도사 성 프란체스코(1182~1226년)의 생애를 28점의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성 프란체스코는 13세기초 프란체스코 수도회를 세우며 로마 가톨릭교회의 개혁을 이끈 인물이다.

프루고네에 따르면 악마의 형상은 전체 벽화 중 프란체스코의 죽음을 묘사한 20번째 그림에 등장한다. 그림 상단의 구름 부분을 확대해 보면 오른쪽 끝 편에 기괴한 모습의 얼굴 형상이 보인다. 프루고네는 이것이 “구름 사이에 숨겨진 악마”라며 “갈고리 코에 살짝 머금은 미소, 어두운 색의 뿔을 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림이 성당 천장에 그려져 있어 일반인들이 확인하기는 힘들다. 이번 발견도 벽화 복원과정에서 확인된 것이다.

성프란체스코 성당은 1997년 강진으로 건물이 매몰됐다 1999년 재건됐다. 최근까지도 성프란체스코 벽화를 비롯한 성당 내부시설의 부분 복원작업이 진행돼왔다. 세르지오 푸세티 성당 복원책임자는 “아마 지오토는 그림의 중요한 부분에 악마 이미지를 넣는 걸 원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약간의 재미로 이 이미지를 구름 사이에 그려 넣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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