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핸드헬드 시장에 리눅스 도전장

중앙일보

입력

주요 컴퓨팅 업체 사이에 공개소스에 대한 관심이 최근 고조되면서 리눅스를 핸드헬드 플랫폼으로 포팅하는 방안을 놓고 연구가 한창이다.

컴팩 컴퓨터(Compaq Computer)는 이번 주부터 리눅스를 자체 아이팩(iPaq) 핸드헬드 장비로 포팅할 방침이다. 컴팩은 핸드헬드용 공개소스 플랫폼의 개발을 위해 www.handhelds.org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이큅먼트(Digital Equipment)의 4년 된 프로젝트 ‘이치(Itsy)’에서 시작된 것으로서 디지털 이큅먼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핸드헬드 장비에서 리눅스를 실험한 바 있다. 컴팩은 오래된 이치 프로젝트를 다시 들고 나와 아이팩에 업데이트하기로 결정했다. 아이팩은 리눅스를 지원하는 인텔 스트롱암(StrongArm) 프로세서에서 작동한다. 아이팩은 MS 포켓 PC의 운영체제와 함께 발표된 것이지만, 운영체제는 ROM이 아닌, 플래시 메모리에 존재한다. 이 때문에 포켓PC를 리눅스로 바꾸는 일이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 컴팩은 MS의 플랫폼을 제거하고 그대신 X윈도우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툴을 제공하고 있다.

휴렛팩커드(Hewlett-Packard) 역시 리눅스를 조나다(Jornada) 장비용으로 포팅시키는 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조나다 장비는 현재 MS 플랫폼만을 지원하고 있다. HP가 리눅스를 고려하는 이유는 “리눅스가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 분야에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리눅스는 무료이기 때문에 자체 장비 가격을 절감시킬 수도 있다. 회사 관계자들은 “리눅스 관련 장비는 내년쯤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다수의 기업들이 핸드헬드 장비에서 팜 OS를 제쳐두고 무엇 때문에 리눅스를 지원하려고 하는지 의구심을 품어왔다. 팜 OS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이미 인기를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적인 개발 커뮤니티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은 핸드헬드에 정통한 사람이 아직 적다는 점이 오히려 리눅스의 가능성을 반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HP의 마케팅 담당 매니저인 보리스 엘리스만은 “사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팜은 MS와 매우 흡사한데, 이들은 OS를 통제하고, 가장 낮은 공통 기준에서 장비용 OS를 제작하는 데 반해 리눅스는 커다란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 이 같은 맞춤 환경에 유리한 것이 매력적인 요인이다”고 말했다.

핸드헬드 장비에 리눅스를 포팅시킨다는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백그라운드에서 리눅스를 작동시키는 장비들은 이미 시장에 몇 가지 출시돼 있는 상태이다. 또한 리눅스 유이넷(Uenet) 사이트를 방문해보면 개발자들이 리눅스를 구동시키기 위해 팜 장비를 재구축하며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컴팩처럼 거대한 회사가 핸드헬드용 리눅스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과 사용자들이 리눅스를 플래시 메모리에 추가시킬 수 있다는 점은 리눅스 팬들로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날 것이다.

컴팩의 오픈 핸드헬드 프로그램(Open Handheld Program)의 매니저 딕 그릴레이는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것은 정말 미숙한 OS 커널일 뿐”이라며 현상태의 부족한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컴팩은 앞으로 개발자들의 작업 결과물에 주목할 것이다. 리눅스에 기반해 핸드헬드 장비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리눅스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