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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스포츠를 알자] 2. 스포츠 육성 어떻게

중앙일보

입력

'기관차' '무궁화' '425' ….

북한의 명문 스포츠팀 이름이다. 우리로 치면 철도청.경찰.군대 등 정부기관과 평양시가 종합스포츠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팀들은 여러 종목에 걸쳐 마이너리그격의 팀들을 거느려 선수를 충원한다.

지난해 통일농구팀에 참가한 '벼락' '회오리' 등은 인민무력부 소속인 425스포츠단의 하부팀들로 알려졌다.

1989년 평양청년학생축전을 기해 만든 평양 청춘거리에는 우리의 태릉선수촌과 비슷한 안골선수촌이 조성돼 있고 이곳에서 대표팀 수백명이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 구역대회.시대회.전국대회를 거쳐 대표팀을 선발하며 스포츠는 국위를 선양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표선발 과정이 엄격하다.

탁구.축구.마라톤을 3대 상징종목으로 육성했다가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취향이 변해 농구 쪽에도 '힘을 많이 준다' 고 한다. 경제난 이후 유도.역도 등 저비용 고효율 종목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이 종목들은 따로 관리하고 식사의 질도 차이가 있다고 알려졌다. 개별종목에서도 세계대회 메달 가능성이 큰 선수는 '승산자' 로 부르며 중점 관리한다.

91년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유도 국가대표 출신 이창수씨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까지 승산자는 1주일에 2~3차례 삼계탕을 제공받는 등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80년대 후반부터 자본주의 스포츠인 야구와 골프가 북한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고 김정일 위원장이 집권한 후 일본인 프로레슬러 안토니오 이노키가 평양에서 북한선수들과 프로레슬링 경기를 벌였으며 북한 출신 프로복서가 생기는 등 의미있는 변화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TV 스포츠중계가 거의 없어 대중들의 관심은 크지 않고 청소년들도 집체교육 등으로 바빠 스포츠에 관심을 가질 시간이 없다고 한다. 물론 오빠부대도 없다.

정치.경제 등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스포츠에서도 평양 집중이 심하다. 시골 사람들은 평양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인사하고 지방선수들은 평양 출신선수를 만나면 기가 죽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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