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이 꽃제비들을…" 흥분한 北중딩들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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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 쓰러져 있는 북한 꽃제비. [사진=중앙포토]

늦가을 탈곡 작업이 한창인 북한에 원인 모를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 당국은 원인 조사 없이 "남한 소행"이라며 주민들을 세뇌하고 있다. "한국 정보 기관이 꽃제비들에게 돈을 쥐어주고 방화를 조작했다"는 억지 논리를 펴는 것이다. 주민들은 비웃지만 철없는 중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중학생들은 꽃제비 일가를 집단 폭행하는 등 혐오형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이 올 봄 화전민들의 실수로 산불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이번엔 가을철 탈곡장들과 인근 공장시설에 화재가 끊이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보안서(파출소)가 `외부 사주를 받은 꽃제비들이 불을 질렀다`고 선전했다"고 말했다. 살길이 막혀 떠도는 꽃제비들에게 한국 정보 기관이 돈을 쥐어주면서 방화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함경북도 연사군에서 꽃제비 일가가 피운 모닥불로 농장 탈곡장이 통째로 타버린 일이 있었다. 꽃제비들은 어랑천 발전소 건설장로 보내졌고, 북한 당국은 "일하기 싫은 꽃제비들이 도망쳐 나오고 있으니 `불량청소년그루빠(그룹)`에 신고하라"고 선동했다.

이후 올 봄 산불을 비롯해 농작물 도난 사건 등 꽃제비로 인한 피해가 크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최근엔 꽃제비 가족들이 중학교 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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