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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역발상 투자의 귀재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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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호 22면

인천에 사는 A씨(51). 그녀는 직장생활 경험이 없다. 집안 살림을 하며, 세 명의 자녀들을 키워낸 평범한 가정주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친구들 사이에서는 재테크의 귀재, 아니 부동산 투자의 달인으로 통한다. 그녀는 역발상 투자가 뭔지도 모르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역발상 투자가이기도 하다. 그녀는 모든 사람들이 아파트 투자에 열광할 때 땅에 투자했다. 많은 사람이 땅에 돈을 넣을 때는 상가에 투자했다. 하지만 그녀는 역발상 투자를 신봉하지도 않으며 이론가는 더더욱 아니다. 단지 시장을 철저히 관찰하면서 스스로 역발상 투자의 깨달음을 체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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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품이든 가격이 떨어졌을 때, 즉 수요자 우위 시장에서 매입하는 것이 좋은 상품을 최저의 가격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녀는 부동산 투자에 이를 접목시켰다. 그녀의 생각은 적중했다. 1999년, 부동산 시장이 사람들에게 외면당할 때였다. 그러나 그녀는 미분양된 타워팰리스 1차 아파트(188㎡, 5억7000만원)를 골라서 매입했다. 2002년 사람들이 잠실의 재건축 아파트에만 관심을 가질 때, 그녀는 오히려 상가 쪽으로 눈을 돌려 재건축 상가를 매입했다. 그리고 2008년, 타워팰리스 아파트와 엘스(잠실 1단지)의 아파트상가를 처분했다. 무려 25억원 이상의 투자수익을 올렸다. 성공적인 역발상 투자였다. 이처럼 부자들의 행동과 사고는 분명 1%가 다르다. 하지만 정작 그들은 자신이 역발상 투자의 귀재라는 사실조차 모른다.

“위기나 공황이 한창일 때는 정상적인 가치기준이라는 게 없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 모두 인간의 심리가 깊이 관여하는 심리게임이다.” 캐나다 출신의 전설적인 투자전문가인 데이비드 드레먼(David Dreman)의 말이다. 이처럼 역발상 투자가란 한마디로 많은 사람이 투자를 꺼릴 때 과감하게 투자하고, 모든 사람들이 투자하려고 몰려들 때 오히려 서서히 빠져나오는 사람들을 말한다. 즉, 대중에 역행하여 시장을 이기는 투자 전략을 말한다. 이러한 역발상 투자의 성공 여부는 투자 심리 게임에서 얼마나 이성을 잃지 않고 노련하게 대처하는가에 달려 있다.

아파트 시장에 사람들이 몰려들 때 부자들은 그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부자들은 현장을 중요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으며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의 선구자가 되는 것이다.

반면 부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리저리 휩쓸리는 ‘따라쟁이’들이다. 이들은 가격이 떨어질 때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다 가격이 올라갈 때는 대출을 무리하게 끼면서 ‘묻지마 투자’를 한다. 또한 살아있는 현장보다는 죽어있는 이론에 열광하며,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투자를 결정하는 우를 범한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부동산 가격은 끝도 없이 추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아파트 미분양 사태로 부동산 시장은 붕괴되고 말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때가 부동산 매수에 있어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부동산 하수들은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후에야 너도나도 부동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에 반해 부자들은 헐값으로 급매 또는 경매로 쏟아지는 알짜배기 부동산을 골라서 사들였다. 그리고 2000년 들어서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이를 지켜보고 있던 부자들은 시장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처분 시기를 저울질하며 매도한 결과 투자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부동산 하수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약간의 착시현상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시장이 달아올라 가격이 올라가는 경우에 비이성적인 투자에 나선다. 평소 합리적인 사람들도 집값이 오르면 이성을 잃게 된다. 이때 발 벗고 매입에 나서면서 상투를 잡아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집값이 하락하면 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좀처럼 매수에 나서지 않는다. 가격이 떨어질수록 이들은 시장을 외면해 버린다. 그렇게 매수 시점을 놓치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실기해 버린다.

역발상 투자의 귀재가 되면 부자가 될 수 있다. 부자들은 시장이 공포스럽게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긍정의 힘으로 질 좋은 사냥감을 찾는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고 모두가 몸을 사릴 때도 그들은 과감히 베팅한다. 비록 지금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서 미래에도 절대로 수익이 없을 거라고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다. 부자들은 모두 역발상 투자가였다. 적어도 내가 만나온 수많은 부자들은 그렇다는 말이다. 반면 부자가 아닌 사람들은 침체되어 있는 시장에서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시장을 거꾸로 보는 습관을 가져라. 



고준석 동국대 대학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한은행 프라이빗뱅크 부동산재테크팀장을 거쳐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전국을 누빈 끝에 부동산 전문 컨설턴트가 됐다. 2006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부동산 재테크 최고의 강사로 선정됐다. 저서 『강남 부자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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