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 지분율 큰 폭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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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재무구조 개선과 구조조정을 위해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그룹회장과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계열사나 재단법인의 계열사 주식 매입은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주가하락을 막기위한 자사주 매입도 많이 늘어났다.

증권거래소가 19일 발표한 '외환위기 이후 10대그룹 계열사 지배구조 변화' 에 따르면 10대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1998년 1월1일 6.56%에서 올해 6월16일 현재 3.53%로 떨어졌다.

반면 계열사와 재단법인의 보유 지분율은 같은 기간 17.34%에서 24.48%로 7%포인트 이상 올라갔으며, 자사주 형태로 보유한 지분율도 1.29%에서 4.53%로 4배 가깝게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 그룹회장이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은 계열사수도 98년초 30개사에서 16일 현재 39개사로 9개사가 늘어났다.

그룹별로보면 현대그룹의 정주영 전명예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98년 1월1일 10.6%에서 올해 6월16일 현재 3.7%로 떨어진 것을 비롯, ^삼성 이건희 회장도 1.7%에서 0.7%로 ^LG 구본무 회장 4.9%에서 3.5%로 ^SK 최태원회장이 16.2%에서 10.3%로 각각 하락했다.

반면 롯데 신격호 회장의 지분율은 같은 기간 1.9%에서 2.2%로 높아졌으며 쌍용 김석원회장 지분율도 9.5%에서 9.6%로 올라갔다.

증권거래소 노병수 과장은 "최근 시민단체 등의 감시활동이 강해지면서 부실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기업 총수들이 보유 주식을 팔거나 담보로 내놓는 경우가 많아 총수의 지분율이 떨어지고 있다" 며 "이 때문에 계열사나 재단법인을 통해 지분을 확보, 경영권 방어에 나서는 그룹이 많아졌다" 고 설명했다.

정경민 기자 <jkm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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