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숨은 화제작] '스위트워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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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워터(Sweetwater)는 '하늘에서 내려와 만물을 소생시킨다' 는 의미로 작품에서는 비를 가리킨다. 또한 1969년 50만명 청중이 밀집한 록 페스티벌 우드스탁에서 오프닝을 장식했던 그룹의 이름이기도 하다. 한 시대를 앞서 퓨전을 시도한 첫번째 그룹, 인기 절정에서 갑자기 종적을 감춘 이들에 대한 의문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생방송 사고로 앵커직을 잃은 캐미는 다시 방송사를 찾는다. 프로그램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상태. 재기를 꿈꾸는 그녀에게 던져진 일은 사람을 찾는 일이다. 우드스탁 30주년 특집 프로그램을 위해 '스위트워터' 의 리드 싱어였던 낸시를 찾는 것. 그룹 해산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다.

취재를 시작하면서 캐미는 서서히 낸시의 삶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인생의 절정에서 한순간 추락하고만 자신의 처지와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낸시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하다.

'도어즈' '벨벳 언더그라운드' 등의 록음악을 다룬 영화를 좋아한다면 아낄만한 작품이다.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스위트워터' 의 공연 장면과 음악, 60~70년대 의상과 헤어스타일, 히피적 분위기 등이 쏠쏠한 재미를 안겨준다. 또 록가수와 대학 진학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과 가족의 반대 등은 지금도 여전한 풍경이라 공감대를 안겨준다.

한동안 영화는 성공한 록그룹의 일대기만 좇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그룹 해산 이후 주인공이 처한 침울한 상황을 비추면서 보편적인 삶의 문제까지 건드린다.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듯한 전개 방식과 캐미와 낸시의 삶을 겹치게 한 시도가 눈에 띈다. 하지만 캐미와 낸시의 접점이 두텁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원제 Sweetwater. 감독 로레인 세나 페라라, 주연 에이미 조 존슨.켈리 윌리엄스. 1999년작. 출시 CIC.12세 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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