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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세계 32개 철강사 중 독보적 1위 … 이제는 고유제품 개발 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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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포스코 포항 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이 한층 강한 철강을 개발해내기 위해 철강조직 검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는 자타가 인정하는 글로벌 최고 철강기업이다. 세계적 철강전문 분석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가 세계 32개 철강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포스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에 올랐다. 포스코 경쟁력의 핵심은 독보적인 기술경쟁력이다. ‘넘버 원’ 철강회사로서 조강 생산규모를 늘리고 원료 자급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월드 베스트’와 ‘월드 퍼스트’ 제품에 담긴 기술력이야말로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가 연구개발(R&D)이다. R&D 투자비는 최근 매년 20%씩 늘어나고 있다. 2009년 4098억원에서 2010년 500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다시 6000여억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포스코는 올해 1.5%로 예상되는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을 2015년까지 2%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지난 5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기술 개발 필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그는 “기술은 신뢰와 함께 포스코의 아이덴티티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목표이자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포스코 고유 기술로 생산한 차별화된 제품들이 최고의 평가와 값어치를 받을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고유 제품 개발’에 타깃을 맞추고 있는 것은 포스코의 기술력이 경쟁사를 의식해야 하는 상황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 최초 개발에 성공해 양산에 들어간 ‘자외선 고광택 도금강판(POSCOTE-UV)’과 LED TV용 ‘방열강판(POSCOTE-RH)’이 대표적 사례다.

자외선 도금강판은 특수 화학물로 구성된 코팅용액을 강판 표면에 입힌 후 자외선을 쪼여 급속한 화학반응을 일으켜 견고하게 굳어지도록 한 것이다. 표면 경도가 다른 강판보다 훨씬 강해 손톱으로 긁어도 잘 긁히지 않는데다 표면 광택이 뛰어나다. LED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방열강판의 경우 기존에 사용되던 알루미늄과 방열 효과는 같으면서도 가격은 15% 정도 저렴하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기술 개발에 착수해 1년6개월 만에 특수 방열수지용액 개발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지난 7월 이 용액과 코팅 강판에 대한 특허를 따내 또다시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포스코는 이렇게 세계 최초로 생산된 제품을 우리나라 가전회사들에 가장 먼저 공급하고 있다. 국내 가전회사들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포스코는 철강산업용 로봇의 전략적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포스로봇(POSROBOT)연구프로젝트팀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 로봇은 철강제조 공정에서 작업위험도를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된다. 포스코는 이를 계기로 전문서비스 로봇산업 분야까지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비철강 분야에서는 소재·그린에너지 등 미래 신수종 사업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R&D의 중심에는 지난해 송도에 문을 연 포스코 글로벌 R&D센터가 있다. 지하 1층, 지상 15층 규모의 이 센터는 철강기술 연구는 물론 포스코 관계회사들인 ‘포스코 패밀리’에 적용될 기술 혁신까지 담당하게 된다. 센터는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글로벌 기업·대학 등과의 산학연 R&D 네트워크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의 미래 신성장동력 기반이 될 차세대 융·복합 혁신기술도 적극 개발하게 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R&D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투자를 늘린 결과가 포스코의 기술력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 1~3분기만 해도 월드퍼스트, 월드베스트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9% 많은 146만t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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