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중 통화스와프 … 외환방패가 튼튼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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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일본에 이어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를 확대하기로 한 건 잘했다. 어제 김황식 국무총리와 중국 리커창 부총리는 한·중 통화스와프를 260억 달러에서 560억 달러로 늘리는 데 합의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외환방패는 상당히 튼튼해졌다. 외환보유액 3033억 달러와 한·일 통화스와프 700억 달러에 한·중 통화스와프까지 합치면 우리가 비상시에 가동할 수 있는 외화유동성 규모는 4300억 달러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제기돼왔던 외환위기 우려는 한풀 꺾일 것이다.

 올라갔던 외화 차입금리 역시 내려간다. 이게 한·중 통화스와프의 가장 큰 효과다. 경제는 심리다. 통화스와프는 세계에서 외환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한국의 우군(友軍) 역할을 하겠다는 신호다. 투기꾼들이 함부로 덤벼들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럽 경제위기가 확산돼도 외환 걱정은 과거보다 덜해도 된다.

 또 다른 효과도 있다. 한·중 통화스와프는 동북아의 경제협력 강화에도 상당히 보탬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살길은 한편으로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 또 다른 편으로는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를 여하히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유럽연합(EU) 및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더불어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적극 추진해야 하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통화스와프 확대를 계기로 중국 및 일본과의 FTA 체결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통화스와프에만 안주하지 말고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이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만 남았다.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만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이유는 있다. 미구에 불어닥칠 수 있는 경제위기 예방책으로는 이만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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