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특집] ② 시드니올림픽 동시입장의 의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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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9월단' 테러가 올림피아드를 피로 물들였던72년 뮌헨올림픽.

북한이 뮌헨에서 하계올림픽에 데뷔, 남북한이 선의의 경쟁을 치른 지 28년만에2000년 시드니올림픽(9.15-10.1)에서 동시 입장하는 방안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됨으로써 한반도 평화공존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시드니 올림픽 남북 동시입장은 2001년 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구성과 함께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시드니올림픽 동시입장은 정상회담이후 남북한이 `한 마음 한 뜻'이 돼 오륜기를 선두로 각각의 올림픽위원회(NOC)기를 앞세운 채 나란히 입장, 50억 지구촌식구들에게 새 천년의 첫 감동을 선사하게 된다.

이미 각 종목별 예선전이 마무리, 단일팀 구성이 힘든 상황에서 남북한이 택할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아이디어로 이뤄진 동시입장은 특히 분단독일시절인 56년 멜버른올림픽에서 동.서독이 함께 입장했던 선례가 있을 뿐 더러 남북한 경기단체(IFs)간 활발한 교류에 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게됐다.

NBC-TV를 포함한 전 세계의 매스콤을 통해 위성 생중계 돼 한반도 냉전종식이라는 역사적 선언도 가능하다.

특히 남북한 동시입장은 양측 모두 절차없이 해결할 수 있어 `묘수'로 평가되고있다.

사마란치의 제안대로 올림픽기와 각각 NOC기만 필요할 뿐 신경을 쓸 만한 현안이 없기 때문이다. 동서독이 44년전 동시입장을 하고 예정된 경기일정대로 각 종목을 소화했듯 남북한 선수단이 자율적인 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걸림돌은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드니현지에서 종목별 합동훈련이나 각종 장비의 공동사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동시입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실무진들간에 구체적인 합의가 따라야 할 것이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제12차 총회기간중 사마란치가 서울과 평양에 아이디어를 타진해 이뤄지는 올림픽 동시입장은독일이 통일로 가는 길에 하나의 디딤돌이 됐듯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역사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서울=연합뉴스) 김용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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