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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죽음에 지금 북한 주민들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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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앙포토]

북한이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망 소식에 일절 함구하고 있다. `절친`의 비참한 말로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충격을 받았는지 갑작스레 호위부대를 방문했다는 소식이 관영매체에 보도된 것 말고는 이렇다할 반응이 없다. 그러나 평양과 지방의 고위 간부들은 카다피의 사망을 알고 있으며, 곧 북한 주민들에게도 일파만파 퍼지게 될 것이란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미 중국과 북한을 오가는 무역일꾼이나 한국 가족과 몰래 통화하는 북한 주민, 리비아 파견 노동자 등을 통해 카다피 소식이 간접적으로 전해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을 전하는 일본 `아시아프레스`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최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반 주민은 (카다피의 사망소식을) 아직 잘 모르지만 평양의 고급 간부들은 알고 있다"며 "일반 사람들에게는 이제 정보가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2월 이집트에서 민주화 시위가 발생했을 때도 이를 주민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장마당과 휴대전화를 통해 소문은 금방 퍼졌다.
미국 내 한 탈북자는 "1989년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처형됐다는 소식이 순식간에 학교에 퍼지고 `이제 북한에도 따뜻한 봄이 오는가`라는 공감대가 형성됐었다"고 전했다. 당시 북한 보위부는 학교 일대를 대대적으로 통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는 시민군에게 굴욕적으로 맞고 총에 맞아 사살됐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카다피의 사망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핵무기를 포기했기 때문에 결국 서방국가로부터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다는 주장을 계속 펼칠 것이라고 탈북자와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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