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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나이 든다는 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41호 02면

젊었을 땐 몰랐다가 나이가 드니 절로 터득하는 게 종종 있습니다. 만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노인들 표정이 대표적입니다. 왜 할아버지들이 턱을 앞으로 내밀고 눈을 아래로 깔며 심술궂은 표정으로 잔소리를 하는 장면 있잖아요?

그게 성격이 고약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노안이 와서 그런 것이더라고요. 그것도 모르고 ‘난 저런 노인은 되지 말아야지’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저도 모르게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저를 느끼고 화들짝 놀라곤 합니다.

『100세까지 치매 없이 건강하게 사는 101가지 방법』(라이프맵)이라는 책에 손이 간 것도 그런 연유에서였는지 모릅니다. 사실 책 표지에 조그맣게 적힌 “오늘 시작한 것을 감사할 날이 반드시 온다”라는 문구 덕분에 책을 펼쳐 들었는데요, 목차의 몇몇 항목이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초밥은 작은 생선을 골라 먹는다’를 볼까요. 체내에 축적된 금속류를 배출하는 것은 안티에이징의 포인트 중 하나인데, 큰 생선에는 그런 것들이 쌓여있는 경우가 많으니 초밥 같은 것을 먹을 때는 전어나 정어리, 꽁치 같은 작은 생선류를 고르라는 거죠.

머리에 자극을 주기 위해 ‘이틀 전의 일기를 써라’나 ‘3년 뒤의 스케줄을 생각한다’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어디에서든 의자에 얕게 앉아라’는 항상 곧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이었고요.

이런 ‘건강법’에 새삼 관심이 가는 것을 보니 저도 나이가 들고 있나 봅니다. 집 앞마당 모과는 점점 노랗게 익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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