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네거티브 공방이 대선을 방불케 하는 수준으로 험악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21일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설립한 ‘아름다운재단’이 2010년 5월 사옥 신축 명목으로 종로구 옥인동 금싸라기 땅에 152평(502m²) 규모의 대지를 매입했다”며 “현재 공사 중인 사옥은 부지 매입비와 건축비 등을 합치면 총 비용이 5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로구의 최고 노른자위인 가회동에 이미 본관과 별관을 보유한 아름다운재단이 평당 2600만원이나 하는 토지 매입에 나선 것은 결국 땅 투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재단의 회계감사 재무제표를 보면 예금 153억원, 주식·채권 302억원 등 무려 496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아름다운 ‘재벌’ 재단을 세운 박 후보는 땅 투기 의혹을 해명하라”고 공격했다. 아름다운 재단 측은 “2000년 설립 이후 월세로 지내다 사무공간을 마련해 이전하기로 한 것”이라며 “재원은 개인이 사무공간 매입용도로 지정한 기부금으로 마련했고, 나머지는 은행 대출금으로 충당했다. 다른 기부금은 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 측은 나 후보가 연회비만 1억원대에 달한다는 강남의 ‘황제 피부클리닉 출입’ 의혹을 집중 부각시켰다.
앞서 제기했던 2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논란과 묶어 ‘나 후보=1% 특권층’이란 낙인을 찍기 위해서다. 박 후보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은 “수천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1억원짜리 강남 K피부클리닉을 들락거리며 부동산 투자로 13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공직자가 서민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정봉주 선대본부장도 “문제의 피부클리닉에 나 후보뿐 아니라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다녔다”며 “두 사람은 정책도 똑같고 피부관리도 같은 곳에서 받았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또 “국회의원에겐 주유비가 지원되는데, (면적이 좁은) 서울 중구가 지역구인 나 후보가 지난 2년간 주유비를 5800여만원이나 신청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나 후보 측은 “한나라당 전당대회 출마 등으로 인해 장거리 이동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 측 주장에 대해 K클리닉의 K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소설 같은 말에 황당하다”며 “나 후보는 1년 전부터 딸 치료 때문에 병원에 왔는데 올 2월께 내가 권유해 나 후보도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1억원은 말도 안 되고 연회비 최고가 3000만원 수준인데 이것도 1년에 100번 정도 치료를 받는 사람의 경우에 해당한다”며 “나 후보는 500만~600만원 정도를 냈고 20~30회 정도 치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 실제론 10번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 “나 의원은 공인이기 때문에 표가 나는 시술은 해줄 수도 없었다”고도 했다. 나 후보 측은 ‘1억대 피부클리닉 이용설’을 보도한 한겨레신문, 시사인, 뷰스앤뉴스 등 3곳을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정하·조현숙·양원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