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일손 놓은 공중전화, 웃고있나 울고있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퍽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네요. 전엔 꽤 자주 보던 얼굴이었는데 요즘은 도통 볼 기회가 없었죠? 터치폰이다, 스마트폰이다 해서 손가락만 슥 스쳐도 화면이 휙휙 넘어가는 요즘 전화기에 비하면 딸그랑딸그랑 동전 집어넣고 손가락에 힘주어 꾹꾹 눌러대던 저 버튼은 참 구닥다리처럼 보입니다.

 휴대전화는 고사하고 집에 전화기 한 대가 전부였던 그 시절엔 공중전화 부스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이 낯선 풍경이 아니었죠. 공중전화를 오래 쓴다고 살인까지 벌어졌던 얘기는 이제 거의 믿거나 말거나 수준의 얘기가 돼버렸지요. 초등학교에만 들어가도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시대가 됐으니 휴가 나온 군인 아저씨 말고 이제는 공중전화 쓰는 사람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김성룡 사진기자

 오랜만에 들여다본 공중전화에서 묘한 표정의 얼굴을 보았어요.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우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고단한 노동에서 벗어나 즐거워하는 것 같나요? 아님 인간의 변덕스러운 외면에 슬퍼하는 것 같나요?

김성룡 사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