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승용차 돌려주자

중앙일보

입력

6.25 당시 김일성 (金日成)
의 승용차를 노획했던 병사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임일재 (林一宰.66.대구시 이천동)
씨가 남북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9일 의미있는 제안을 하고 나섰다.

林씨는 "전쟁종식과 화해.평화의 상징으로 김일성의 승용차를 '주인' 에게 되돌려 주면 남북회담이 잘 될 것같다" 며 "전쟁중에 공을 세워 화랑무공훈장을 받기도 했지만 전쟁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이같은 제안을 한다" 고 말했다.

이 승용차는 구 소련의 스탈린 수상이 김일성에게 선물한 1948년형 소련제 검정색 리무진 (ZIS)
.7인승으로 길이 5.87m, 폭 1.98m, 높이 1.78m이며 무게가 2천6백15㎏이나 된다.

1950년 8월 6사단 수색대에 학도병으로 지원 입대한 林씨는 그해 10월 22일 평북 영변군 청천강변에서 김일성의 승용차를 노획했다.

6사단 수색대는 이 승용차를 이승만 (李承晩)
당시 대통령에게 전리품으로 전달했다. 李대통령은 그해 12월 전선 시찰 도중 공교롭게도 6사단 소속 차량과 충돌해 숨진 워커 주한 미8군 사령관을 추모하는 뜻으로 미망인에게 이 차량을 증정했고 승용차는 1951년 7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이 차량은 1981년 대우실업이 7만5천달러에 매입, UN한국참전협회에 증정하면서 1995년까지 여의도 안보전시관에서 전시됐다. 현재는 삼성항공 사천공장이 이 차량을 보관중이다. 林씨는 경상북도 동부 치산사업소 (현 산림환경연구소)
소장으로 일하다 1993년 퇴직했다.

장세정 기자<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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