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현대 명예회장, 퇴진 후 첫 외출

중앙일보

입력

3부자 동반퇴진 선언 이후 청운동 자택에서 칩거중이던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이 7일만에 `예사롭지 않은 듯한' 외출을 했다.

감청색 양복 차림의 정 전 명예회장은 7일 오전 8시께 청운동 자택을 출발, 계동본사옆 문화센터별관 1층에 소재한 이발소에 나와 30여분간 머리를 손질했다.

정 전 명예회장은 이어 15층 집무실에 잠시 들른 뒤 오전 11시께 종로 소재 모한정식 집에서 5남인 정몽준 의원(현대중공업 고문),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등 4∼5명과 함께 갈비찜과 냉면을 들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대 관계자는 "휴식겸 이발을 즐기시는 평소 습관대로 이발을 한 뒤 오랜만에 아들(정 의원) 등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것"이라며 "식사 자리에서도 특별한 말씀은 없었고 건강한 모습으로 식사도 잘 했다"고 전했다.

현대 주변에서는 이날 정 전 명예회장의 외출을 놓고 억측이 구구하다. 물론 평소와 다름없는 행동으로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외출이 복잡한 심경의 일단이 표출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나아가 정 전 명예회장이 침묵을 깨고 또다른 `결단'을 앞둔 수순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현대주변의 관계자도 " 최근 주위를 물리치고 골똘히 모종의 구상을 하고 있었다"며 "이번 외출이 그같은 구상을 마무리지었다는 증거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 일본으로 출국한 정몽헌 전 회장은 남북정상회담 수행차 이르면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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