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구조조정 앞두고 외국 큰손들 부실채권에 눈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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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2차 구조조정을 앞두고 외국 자본이 국내 부실채권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기관들이 10조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가 금융기관들로부터 사들였으나 아직 정리하지 못한 부실채권까지 합치면 시장규모가 수십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GE캐피털의 정옥희 부사장은 "아시아에서 한국의 부실채권 시장이 일본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 말했다.

외국자본들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부실채권을 싸게 사들인 뒤 채권을 회수하거나 담보부동산 등을 비싸게 처분해 차익을 챙긴다.

◇ 외국 '큰손' 이 주도〓지금까지 국내에 진출한 외국의 큰손들은 GE캐피털.골드먼삭스.모건스탠리.론스타.도이체방크.서버러스 등 여섯군데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암레스코도 최근 LG투자증권과 합작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국내 투자가 중에는 삼성생명.동양종합금융 등 몇 군데가 외국회사와 컨소시엄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비중은 매우 낮은 편이다.

부실채권을 파는 쪽에선 자산공사의 비중이 현재로선 절대적이지만 은행이나 예보공사도 조만간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금융 자회사인 GE캐피털은 현재까지 4억달러 규모의 부실채권을 사들였으며 앞으로 더 사들일 계획이다.

정옥희 부사장은 "한국 시장이 앞으로 3~4년간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보고, 은행 등 관련 금융기관들과 활발히 접촉하고 있으며 투자자금은 넉넉하다" 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론스타펀드와 모건스탠리도 단독 또는 컨소시엄을 통해 각각 7억달러 정도의 부실채권을 매입했으며, 골드먼삭스와 도이체방크는 약 3억달러씩 투자했다.

◇ 부실채권을 처리하는 자산관리회사(AMC)설립 붐〓국내 금융기관들은 외국 투자가와 합작해 잇따라 AMC를 세우고 있다.

부실채권을 정리해 생기는 이익을 합작비율대로 나눠 가질 뿐만 아니라 외국회사들로부터 선진 노하우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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