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짊어진 노란 보따리에 깜짝 놀라 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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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군인의 주민을 상대로 한 약탈행위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밭에서 옥수수와 콩을 훔치는 건 다반사고, 가정집까지 들어가 약탈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의 대대적인 검열에도 아랑곳없이 중국과 인접한 국경지대에선 군인들이 주민들만 보면 검문검색하며 돈을 뜯는다.

이런 장면을 찍은 사진이 최근 중국 사이트에 올라왔다. 주민들을 불러세워 놓고 불심검문을 하는 장면이다. 검문을 하는 도중 어디에서 조달했는지 알 수 없는 식량자루를 멘 북한군도 포착됐다.

이달 5일 찍은 이 사진에는 총을 등 뒤로 둘러멘 북한군이 비탈길 위로 주민 5명을 올라오도록 한 뒤 호통을 치는 장면이 들어있다. 탈북을 의심하는 듯한 눈치다. 이들 5명 중 1명은 말쑥한 차림의 인민복을 입고 있다. 나머지 4명은 허름한 옷차림에 바랑을 뒤에 지고 있으며, 중년 여성도 끼어있다.

이들이 탈북하려는 사람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옷차림이나 행동으로 미뤄 말쑥한 차림의 중년 남성이 안내를 하고, 나머지 4명이 탈북하려다 검문을 받는 것일 수 있다.

북한군의 호통을 한참 듣던 인민복 차림의 중년 남성은 각종 증명서를 자켓 안주머니에서 꺼내 보여준다. 북한군은 짝다리를 한 채 거만하게 이를 훑어본다. 서류를 본 북한군은 양손을 허리춤에 얹고 불만스런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이런 와중에 2명의 북한군이 현장을 지나간다. 이들 가운데 1명은 어디서 조달했는지 식량이 든 것으로 보이는 노란색 보따리를 짊어지고 있다. 중년 남성이 뭔가에 놀란 듯 황급히 각종 서류를 자켓 안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이미 돈을 건넨 것으로 짐작되는 장면이다. 동료 군인이 간 뒤 검문을 하던 북한군은 허리춤에 손을 올린 채 뒤돌아서서 간다.

이 사진에는 '북한군, 뭐하는거야'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중국네티즌 렝소우소우 "돈 달라는 짓이구만"이라고 했고, 궈지하오는 "길에서 돈 뜯는 건 오래된 현상이다. 이 장면은 명확하게 그걸 보여준다"고 썼다.

이와 관련 양강도 소식통은 "거리 곳곳에서 군인들이 행인을 상대로 갈취하는 하는 경우가 많다"며 "탈북자로부터 돈을 받고 눈감아주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챙기는 뒷돈으로 한 몫 두둑히 만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이 올해 중반부터 국경수비대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을 벌였지만 식량난 등에 허덕이는 북한군의 사정 때문에 비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유혜은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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