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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롯데 나와라’ … 만수, 만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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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만수 SK 감독대행(가운데)이 12일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0-0이던 3회 초 최정의 2루타로 정근우(오른쪽)가 득점하자 더그아웃을 박차고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가장 먼저 하이파이브하며 환호하고 있다. [광주=임현동 기자]


0-0이던 3회 초 1사 1, 2루 최정(24·SK)이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 위에는 KIA의 에이스 윤석민(25)이 서 있었다. 볼 두 개를 고른 최정은 잠시 배터박스를 벗어나 방망이를 한 번 휘둘렀다. 3구째 공이 KIA 포수 차일목의 미트에 들어가기 전 최정의 배트에 닿았다. 타구는 좌익수 키를 넘어갔다. 2루주자 정근우와 1루주자 박재상이 재빨리 홈까지 내달렸다. 2011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에서 13타수 무안타의 슬럼프를 끊는 결승 2타점 2루타였다.

 SK는 1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KIA에 8-0으로 이겨 3승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SK는 16일부터 정규시즌 2위 롯데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한다. SK와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맞붙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준플레이오프 MVP(최우수선수)는 SK 톱타자 정근우(29)에게 돌아갔다. 4경기에서 타율 0.529(17타수 9안타)·6득점·3도루를 기록한 그는 기자단 투표에서 65표 중 23표를 얻어 안치용(22표)과 박정권(20표)을 근소하게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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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경기 전 최정은 근심 어린 얼굴로 “오늘은 안타 하나를 꼭 쳐야 한다”고 했다. 최정을 본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그를 꼭 안으며 “부탁한다”고 했다. 최정은 애써 웃어 보였다.

 최정은 SK 선수단이 인정하는 ‘노력하는 천재’다. 슬럼프가 찾아올 때면 스스로 고민하고, 몸을 움직여 해답을 찾아낸다. 최정은 올해 정규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그는 훈련 시간을 늘렸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도 ‘훈련’을 했다. 당시 최정은 “집에 가는 길에 야구연습장이 있다. 아마추어들이 타격하는 것을 봤는데 맞히는 데 주력하더라. 순간 ‘나도 저렇게 해보자’고 생각했다. 다 잊고 공을 따라가는 데만 주력해봤다. 공이 맞아야 안타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4월 14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을 날린 그는 올 시즌 팀 내 최고 타율 0.310·홈런(20개)·타점(75개)을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서 찾아온 슬럼프도 고민하고 극복해냈다. 4차전 첫 타석에서 삼진에 그친 그는 3회 결승 2루타에 이어 5회에도 적시타를 치는 등 3타수 2안타·4타점으로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SK 선발 윤희상은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호투로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KIA는 2차전 6회 이후 24이닝 무득점의 빈타에 허덕이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 한편 KIA의 이종범은 9회 말 투아웃에 대타로 출전해 포스트시즌 최고령 출전 기록(41세 1개월 27일)을 세웠다.

광주=하남직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양팀 감독의 말

▶이만수 SK 감독대행

3회 3점을 냈을 때 이겼다고 생각했다. KIA가 2회 기회를 살리지 못해 우리 쪽으로 경기가 넘어오겠다 싶었다. 선발 윤희상은 200%를 해줬다. 플레이오프 롯데와 경기는 걱정 안 한다. SK는 롯데 만나면 잘한다. 롯데의 타력이 좋지만 우리 투수력이 더 좋기 때문에 승산이 크다고 본다.

▶조범현 KIA 감독

윤석민을 비롯한 투수들은 잘 해줬다. 공격의 부진이 패인이다. 이범호가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고, 최희섭도 훈련이 부족했다. 다른 타자들은 정규시즌 후반 경기 출전이 뜸해 어려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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