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에서 뚝딱 창업 그만큼 실패도 많다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덕분에 온라인 사업의 창업은 그 어느 때보다 쉽지만 창업에 성공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는 인터넷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우선 창업에 필요한 요건들이 현격히 줄어든다. 점포를 임대할 필요가 없고, 최소의 투자로도 누구나 웹사이트를 만들어 어느 정도의 수요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특정 분야에 전문성만 갖추고 있으면 인터넷이 시·공간을 줄여 세계 곳곳의 잠재 고객들과 연결이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바로 거기에 문제가 있다. 창업이 그토록 쉽다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또 세상이 인터넷 속도로 움직이는 요즘 이미 누군가 당신과 같은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있을 수도 있고, 여러 명의 경쟁자가 이미 시장 점유율을 다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창업 희망자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신생기업의 부침(浮沈)을 지켜본 경험에서 나온 지혜다. 뉴스위크는 급변하는 경제의 최일선에 있는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요청했다. 그들의 조언을 간추려 보았다.

자신의 임무를 올바로 알라. 진부한 충고로 들릴지 모르지만 베일러大에서 창업 프로그램을 지도하는 R. 듀앤 아일랜드는 많은 창업자들이 실패하는 이유가 자신의 임무를 섣불리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고객을 위한 가치는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 정확히 어떤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가, 어떻게 그들을 웹사이트로 끌어들일 것이며 그들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생각을 갖도록 만들면서 계속 그 웹사이트를 찾도록 할 방법은 무엇인가.

웹사이트 디자인에 과다 지출을 삼가라. 웹사이트 구축과 관련된 정보를 많이 접했다면 디자인에 드는 돈이 적으면 수백 달러, 많으면 수만 달러까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아일랜드는 웹사이트 디자인에 큰 돈을 들인다고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깨끗하고 세련된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고객의 주목을 끄는 것은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가치 제안’이다.

융통성을 가져라. 사업을 시작하기 전 사업 모델을 다듬는 데 아무리 완벽을 기한다고 해도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고객과의 관계가 진전됨에 따라 고객들 스스로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려줄 수도 있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한다. 또 창업 당사자가 사업성 조사 초기에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빌려온 것처럼 경쟁자들도 당신의 멋진 아이디어를 단 한 번 클릭으로 모방할 수 있다.

가상현실이 만능은 아니다. 사이버 사업이라면 멋지게 들리긴 하지만 반품 처리 같은 실제적인 문제도 여전히 취급해야 한다. 그런 문제는 많은 비용과 일손을 요구할 뿐 아니라 회사 평판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사이버 공간에선 소문이 급속도로 퍼진다).

업계를 정확히 파악하라. 인터넷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지만 경험의 중요성까지 완전히 바꿀 수는 없다. 오프라인 업체에서 오랫동안 일한 사람이 그 시장의 미묘한 성격을 더 잘 이해한다. 물론 신선한 시각이 멋진 새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는 있지만 거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캘리포니아大(LA) 정보경제관리센터의 책임자인 밥 포스터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기술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지만 막상 자신이 뛰어들려는 사업의 실상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획기적인 발상을 하라. 인터넷은 업계를 극도로 세분화시켰고 각 세부 분야도 이미 포화상태다. 뉴욕大 스턴 경영대학원에서 창업을 가르치는 아리 긴즈버그 교수는 정말 참신한 사업 모델과 전적으로 새로운 웹 서비스를 생각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인터넷 사업에서는 실패해도 몇 주 뒤면 또다시 다른 회사를 차릴 수 있다. 차고에 틀어박혀 시름에 잠겨 있을 시간이 없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