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학 메리트 빠르게 감소, 시스템 전반 점검 필요”

중앙일보

입력

7일 한양대에서 열린 ‘중국인 유학생 정책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 분위기는 진지했다. 이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데 참가자들은 모두 공감했다. 다음은 이날 제시된 해법들이다.

김태환
한국국제교류재단 공공외교부장
“중국 유학생 문제는 중국과 유학생이라는 두 가지 이슈가 중첩된 것이다. 교육·외교 차원으로 볼 필요가 있다. 국내 유학생은 날로 중요해지는 공공외교의 가장 큰 자원이다. 유학생들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 주도의 컨트롤타워가 아닌 코디네이션(조정) 센터가 시급하다.”

유상철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
“유학생들의 민생고가 큰 문제다. 정부가 과감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인 장학금을 늘리고, 유학생 취업을 도와줘야 한다. 학업에 전념하고 한국 사회를 이해하도록 막연한 도움보다 실질적인 혜택을 강구해야 한다. 결국은 관심과 애정이다.”

박기철
평택대 국제교류원장
“한국 유학의 메리트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국내 중국인 유학생이 8만 명인데, 일자리 찾기도 힘들고 중국 기업에 취업한다 해도 월급이 예전처럼 높지 않다. 대학은 중국 학생이 한국 학생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구진쥔(顧金俊·고금준)
중국경제일보 한국지사장
“중국은 아직도 한국에서 배울 점이 많다. 주관이 강하면 객관적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유학생들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한국 사회를 있는 그대로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해 방한한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 총리는 외부세계에서 중국 사람들이 교만해지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차재복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원
“중국에선 유학생이 한 해에만 약 23만 명이 나간다. 그중 91.6%가 자비 유학이다. 중국의 유학 선호국 순위는 미국·호주·영국·한국·일본 순이다. 아직 희망이 있다. 유학생들의 단순한 불만이 혐한 감정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정부·대학·유학생 3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황갑선
KORINA교연 대표
“2003년을 전후로 학생 충원이 힘들어진 일부 대학이 중국 유학생들로 정원을 채우면서 문제가 확대됐다. 중국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 학비를 더 비싸게 받는 반면 한국은 유학생 학비를 반액으로 감면해 줬다. 중국 유학생들에게 국내 학생에 준하는 인턴십과 취업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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