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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국면 진입 … 국내 성장·배당· 가치주 펀드에 분산투자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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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펀드 투자로 목돈 마련의 꿈을 키웠던 투자자 입장에서 3분기는 실망을 넘어 고통의 시기였다. 수익은 고사하고 애써 모은 원금조차 날리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3분기에는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펀드로 대거 몰려들었다. 3분기 국내 주식형 펀드에 3조9954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여전히 펀드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기대 수준을 낮추라”고 입을 모은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자산컨설팅 총괄팀장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고위험·고수익 투자에서 벗어나 중위험·중수익 투자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 강세를 보였던 압축 펀드처럼 소수 종목에 ‘몰빵’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건 더 이상 유효한 전략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신 투자의 기본철학인 ‘분산투자’가 새삼 강조되고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8월 이후 국내 증시의 하락폭이 해외보다 더 컸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되면 국내 증시의 상승폭이 더 클 것”이라며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성장주 펀드에 주로 투자하면서 동시에 배당주·가치주 펀드 등에 분산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주식과 채권이 합쳐진 혼합형 펀드처럼 중위험 펀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선 신흥국, 그중에서도 내수 비중이 큰 신흥국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최근 위기의 진원지인) 선진국 시장은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며 “중국·인도·인도네시아처럼 신흥국 중에서도 내수 비중이 큰 나라에 투자하는 펀드가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채권형 펀드 중에선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3분기에 이어 계속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면서 원유·비철금속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는 대안투자로서의 매력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농산물 펀드는 여전히 도전할 만한 상품으로 꼽힌다. 최근 농산물 국제 시세가 하락하긴 했지만 기상이변과 중국 등 신흥국의 수요 증가로 곧 가격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많아서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팀장은 “아시아 중산층의 증가와 세계적인 경작지 축소 등 농산물의 수요와 공급을 고려하면 농산물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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