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사람] '태권넷'운영 이승환 사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화전사 01번'' 부터 ''문화전사 23번'' 까지…. 태권도 전문 사이트 ''태권넷(www.taekwon.net)'' 을 운영하는 벤처기업 컬처메이커 사무실에 들어서면 콤팩트디스크(CD) 케이스 23개가 벽에 붙어 있다.

수수께끼를 떠올리게 하는 CD 사진의 주인공들은 신인가수가 아닌 태권넷의 직원들. 문화 콘텐츠 전쟁의 전사들이란 뜻에서 일하는 모습을 새겨놓은 것이다.

이승환(31) 사장을 포함해 이 사무실에는 서울대 산업디자인과 출신들이 대부분. 그래서 벽의 몰딩이나 칸막이 같은 장식들은 직원들이 직접 디자인해 만든 것들이다.

이사장은 "한국은 1백50여개국 5천만명의 동호인을 가진 태권도 종주국이지만 국기원 홈페이지도 없는 상태" 라며 "태권도.김치와 같은 문화상품을 살려야만 문화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태권도에 관한 정보는 세계연맹에서 발행하는 20~30쪽짜리 소식지가 고작. 그래서 태권도 매니어들은 태권도 웹진에서 사이버 태권도스쿨에 이르기까지 태권도에 관한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는 태권넷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사장의 주장.

세계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의 동영상 경기 실황.사진.기록과 특장점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축적된 콘텐츠가 강점이다.정작 이사장 자신은 초등학교 때 배운 기본자세만 겨우 구사하는 태권도 왕초보다.

"대학시절 미국 보스턴에서 1년 동안 디자인 연수를 할 때 잠깐 태권도장에 들렀는데 한 도장에 수련자가 8백명이나 되는 엄청난 열기에 깜짝 놀랐어요. "

2년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 영어로 사이트를 개설했고, 그후 10개월 만에 한달 동안의 조회가 1백만건을 넘어섰다. 지금은 영어.한국어로 서비스되지만 접속자 중 80% 이상이 영어권 네티즌들이다. 별다른 광고없이 입소문을 타고 이뤄낸 성과다.

요즘에는 태권넷에 연재되는 만화 주인공 ''태기'' 와 등장인물을 소재로 한 캐릭터 사업도 하고 있다. 태권넷 사이트주소를 넣은 머그컵.열쇠고리.포스터.T셔츠 등은 스페인.미국.독일에 7만달러(약 8천만원) 어치의 수출계약을 마쳤다.

"올해 안에 한달 회비 5~6달러의 유료 사이트로 바꿀 생각" 이라는 이사장은 "5천만명의 세계 태권도인 중 우선 10만명을 회원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 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