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티켓 양보한 한국계, IOC로부터 특별상

중앙일보

입력

부상당한 친구에게 올림픽 출전을 양보한 미국의 한국계 태권도선수인 에스더 김(20)이 올림픽을 공짜로 구경할 수 있게 됐다.

승부지상주의의 스포츠계에 경종을 울릴 만한 `아름다운 우정'을 전해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에스더 김의 선행을 표창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IOC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회의를 갖고 IOC가 경비 전액을 부담, 에스더와 그녀의 아버지 김진원씨가 시드니올림픽을 참관할 수 있도록 해 주기로 결정했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은 에스더 김이 사는 미국 휴스턴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아름다운 행동에 찬사를 보낸다"며 칭찬한 뒤 "IOC는 아버지와 함께 시드니올림픽을 무료로 볼 수 있는 특별상을 주기로 했다"며 격려했다.

이에 대해 에스더 김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포는 경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나는 그녀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게돼 뭐라고 말할 수 없이 흥분된다"고 말했다.

IOC가 에스더에게 특별상을 주기로 한 것은 승패에만 집착하는 국제스포츠계의관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에스더 김은 지난 22일 열린 미국 태권도 월드컵 플라이급 결승전에서 맞상대인케이 포(18)가 준결승때의 부상으로 경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기권했다.

96년 이후 핀급과 플라이급에서 우승을 휩쓸었던 포의 실력이 더 뛰어나 포가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

이에 포도 기권하겠다고 버티면서 둘은 부둥켜 안고 눈물을 쏟았고 경기장에는감동이 물결쳤다.

결국 포가 에스더 김의 양보를 받아들여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한편 에스더 김과 포는 에스더의 아버지로부터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13년 친구사이다.(리우 데 자네이루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