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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종금 영업정지 원인과 파장]

중앙일보

입력

영남종금의 영업정지는 근거지인 대구지역에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진정돼가는 양상이다.

다만 영남종금 건으로 그동안 대형 현안에 가려져 있었던 제2금융권의 부실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지 않을까 금융업계는 걱정하고 있다.

◇ 자금난 원인 및 전망〓대우 계열사들에 대한 연계콜 지원이 결정적인 부실요인이 됐다.

자금을 지원한 대우 계열사들이 부실화하면서 수신이 격감하는 가운데 유동성위기에 몰렸다.

영남종금은 자금난 극복을 위해 올 초 영업정지당한 나라종금과 일부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며 정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금감위는 영남종금의 자산.부채실사를 거쳐 회생 가능성이 인정되면 3개월 뒤 영업정지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회생 여부는 극히 불투명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영남종금은 영남대 학교법인 영남학원이 1973년 6월 설립한 대구의 지방 종금사다.

설립 초기에는 영남학원의 지분이 70% 가량이었으나 이후 증자를 계속하면서 지분비중이 17%대로 줄었다.

2대주주는 말레이시아계 펀드인 캐피털말스로 지분은 10.4%.

◇ 다른 종금사는 어떤가〓영남종금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종금사는 사실상 8개만 남게 됐다.

심한 자금난을 겪었던 아세아종금은 지난달 스위스의 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증자가 이뤄져 자본금이 확충되는 등 안정적인 영업을 유지하고 있다.

나머지 종금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해외자본을 유치했거나 투자은행으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종금은 벤처기업 등과 제휴, 신산업 분야로 사업계획을 넓히는 등 투자은행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종금사 관계자는 "종금사는 큰손들이 주 고객이어서 앞으로 2차 금융구조조정이나 채권시가평가제에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 면서 "신뢰감만 회복되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고 전망했다.

◇ 대구지역 반응〓대구시 중구 동인2가 영남종금 본사에는 이날 아침부터 예금주 및 주식 투자자들이 몰려 항의하는 등 혼잡을 빚었다.

그러나 3개월 영업정지 기간 중 예금을 찾을 수는 없으나 영업정지 기간이 끝나면 돈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에 안도하기도 했다.

투자자 유모(33.대구시 북구 태전동)씨는 "4월 초 3억원을 투자했는데 원리금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며 불안해 했다.

운영자금을 예치해 놓은 지역 기업들도 연쇄부도의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이날 사옥 1, 2층에 1백여명의 경찰을 배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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