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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후보로 박원순 선출 … 민주당의 굴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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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3일 열린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선출 국민참여경선’에서 당선된 박원순 후보(왼쪽)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박영선 후보(오른쪽)의 축하를 받고 있다. [변선구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야권 단일후보로 박원순 변호사가 선출됐다. 박 변호사는 3일 발표된 야권 통합경선 최종 득표 결과 총 52.15%를 얻어 45.57%를 획득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6.58%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민주노동당 최규엽 새세상연구소장은 2.28%를 얻었다.

 박 변호사의 승리는 ‘안철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바람’으로 대변되는 정당 정치에 대한 불신, 그리고 정치권의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이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확산한 결과다. 이 바람 앞에 야권의 정통성을 자랑해온 민주당의 조직력이 무너졌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못 내게 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민주당과 손학규 대표는 ‘존재의 위기’를 맞게 됐다.

 민주당은 6~7일 후보 등록 전에 박 변호사를 당에 입당시키려고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박 변호사가 민주당 뜻대로 따라줄지 불투명하다. 박 변호사는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직후 “(민주당 입당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만 말했다.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실시된 시민참여경선(전체의 40% 반영)에는 선거인단 3만 명 중 1만7891명이 참가했다(투표율 59.6%). 박 변호사는 8279표(46.31%)를 얻어 9132표(51.08%)를 획득한 박 의원에게 뒤졌으나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으로 조직력이 강한 박 의원과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앞서 1, 2일 서울시민 2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30% 반영)에서 박 변호사는 57.65%의 지지를 얻어 박 의원(39.70%)을 크게 앞섰다. 지난달 30일 이뤄진 TV토론에 대한 배심원 평가에서도 박 변호사(54.43%)는 박 의원(44.09%)을 꺾었다.

 박 변호사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최대한 반영하고 민주당과 다른 야당들과도 힘을 합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경선에서 패배한 박 의원과 최 소장은 박 변호사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기로 했다. 박 변호사는 시장 당선 후엔 야당·시민사회와 함께 ‘서울시정운영협의회’를 구성키로 했다. 그는 또 ▶무상급식 등 공교육 강화 ▶전시성 토건예산 삭감 ▶뉴타운 사업과 한강 르네상스 사업 재검토 ▶서울시와 산하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10대 공동 정책 합의문도 발표했다.

글=박신홍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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