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후보로 박원순 변호사가 선출되면서 민주당은 광역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야권 내부의 단일화 경쟁에서 내리 3연패(連敗)를 기록하게 됐다. 민주당의 ‘징크스’라 할 만하다.
첫 번째 패배는 지난해 6·2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 민주당 김진표 후보와 유시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현장에 총출동했지만 세 번째 ‘악몽’을 꾸게 됐다.국민참여당 후보 간의 단일화 경선이었다. 당시 유 후보는 선거인단(1만5000명)과 일반 경기도민(2000명) 대상 전화 여론조사 투표에서 50.48%를 확보해 49.52%를 얻은 김 후보를 눌렀다. 불과 0.96% 포인트 차의 승리였다.
두 번째 패배는 지난 4·27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였다. 당시 민주당 곽진업 후보는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와의 여론조사 대결에서 패해 단일후보 자리를 내줬다. 여론조사를 하루 앞둔 날 민주당 의원 44명이 김해을 지역에 출동했었지만 결과는 유시민 대표의 지원을 받은 이 후보의 승리였다.
3일 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에게 선거 지원을 독려하고,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현장에 총출동했지만 세 번째 ‘악몽’을 꾸게 됐다.
민주당이 번번이 군소정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에게 패한 것은 ‘조직의 힘’을 너무 믿은 탓이란 지적도 있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이 48개 서울 지역위원회별로 선거인단에 등록할 수 있는 인원을 파악한 결과 7만8000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결국 허수로 드러났다. 민주당은 물론 박 변호사 측과 민주노동당 등이 함께 모집한 선거인단 전체 인원이 6만 명 정도였기 때문이다. 한국외국어대 이정희(정치학) 교수는 “과거엔 정치 자금을 통해 정당 조직을 유지·관리했으나 지금은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며 “각 정당은 이념과 정책에 대한 자발적인 충성을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