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수영] 장희진, 올림픽 출전권 박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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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에도 최선을 다하기 위해 자율훈련을 요구해온 한국여자수영의 '샛별' 장희진(14.서일중 2)이 시드니올림픽 출전권을 빼앗겨 파문이 일고 있다.

대한수영연맹(회장 심홍택)은 23일 지난 9일 태릉선수촌을 떠난 뒤 복귀하지 않고 있는 장희진의 행동을 '대표팀 무단 이탈'로 규정, 올림픽대표 자격을 박탈하고 앞으로 1년간 대표팀 및 상비군 선발에서 제외시키로 결정했다.

장희진은 다음달 기말고사전까지 오후에만 선수촌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대표팀과 연맹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정일청 연맹 총무이사는 "올림픽을 앞두고 해외 유학생들도 귀국해 태릉에서 훈련하고 있다"면서 "특정선수에 대한 배려는 대표팀 전체 사기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희진의 어머니인 김주연(37)씨는 "입촌을 거부한 게 아니라 학기말 고사가 끝나는 7월초에 합숙훈련에 합류하겠다는 것"이라며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려는 어린 선수의 의지가 묵살되는 현실이 한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미국에서 유학한 장희진은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 자유형 100m에서 은메달을 딴 뒤 동아대회 자유형 50m에서는 26초39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조희연 시대'에 종지부를 찍은 여자수영의 간판스타.

168㎝, 55㎏의 체격과 타고난 자질에다 학업성적도 뛰어나다는 점에서 수영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이번 '장희진 파문'은 집단과 개인의 이익이 충돌했다는 점에서 한국엘리트체육의 상징인 태릉선수촌 존폐론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장희진이 대표팀에서 제외됨에 따라 지난 18일 대한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확정된 올림픽 수영대표는 16명으로 한 명 줄었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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