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현대가' 부진 거듭

중앙일보

입력

프로축구 '현대가'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부산, 전북, 울산 등 현대 형제팀들이 올시즌 약속이라도 한 듯 대한화재컵 조별리그에 이어 정규리그 초반에도 부진의 늪에 허덕이며 좀처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규리그 3경기가 소화된 22일 현재 부산, 울산, 전북의 순위는 각각 뒤에서 1∼3위.

부산과 울산은 나란히 3연패 수렁에 빠져 있고 전북은 승부차기로 겨우 승점 1을 땄을 뿐 최약체로 꼽히는 대전과 포항에 내리 패해 팀 사기가 떨어졌다.

이중 부산은 대한화재컵을 포함해 7연패를 당할 정도로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지난 3월 회사 간판을 대우에서 현대산업개발로 바꿔 단 것과 김주성 은퇴 외에 이렇다할 전력약화 요인이 없는 데도 경기마다 맥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

프런트는 ▲김호곤 감독 전술에 대한 적응미숙 ▲홈구장 공사에 따른 떠돌이 신세 ▲안정환 사태와 애사심 결여에서 비롯된 정신력 해이를 부진의 원인으로 꼽고있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어 애가 타고 있다.

전북 또한 거액에 김도훈을 일본에서 데려오고 대표팀 출신 골키퍼 서동명이 상무에서 합류, 공,수에서 전력을 끌어올렸는 데도 침체에 빠져 부산 못지 않게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전북의 슬럼프는 김도훈을 비롯한 간판 스타들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는 프런트의 미숙한 관리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게 주위의 분석이 다.

단장부터 "올해 우승 못하면 감독을 바꾼다"고 다그치기 일쑤고 경기에 질 때면 선수들을 심하게 질책하는 등 조급증을 드러내고 있다.

울산의 경우 정정수가 6게임 연속골을 터트려 '홍보효과'는 거뒀지만 대한화재컵 예선에서 탈락하는 등 '젊은피' 수혈로 인한 소득이 없어 한숨만 쉬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프로축구(J-리그) 베르디 가와사키로 건너간 스트라이커 김현석의 공백이 매우 커 보인다.

일단 현재로서는 프런트와 선수가 일체가 돼 '새로 시작한다'는 자세로 돌아가는 것만이 슬럼프 탈출을 위한 처방인 듯 싶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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