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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와 갈등? 판사 때 화해 잘 시키기로 유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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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9일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폭우 때 침수가 반복되는 원인과 대책을 살펴보기 위해 광화문 지하관로를 방문해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48) 최고위원은 29일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의 자택을 잇따라 방문했다. 나 최고위원에게 YS는 “사자가 토끼를 한 마리 잡아도 최선을 다한다. 인상이 좋고 누가 봐도 멋있는 여자라 반드시 당선될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JP도 “선거는 이기게 돼 있다. 10월 26일은 묘하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날인데 박 전 대통령이 저기서 격려해 줄 것이며, 나도 마음껏 응원하겠다”고 했다. 보수진영 전체의 기대가 ‘40대 여성정치인 나경원’에게 쏠리고 있는 양상이다.

 나 최고위원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 상태에서 (박원순 변호사와의) 지지율 격차는 의미가 없다”며 “지금 서울시의회와 구청장을 완전히 민주당이 장악했기 때문에 시민들이 견제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시장은 한나라당을 선택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야권이 진행 중인 후보 단일화 논의에 대해선 “민주당과 민노당이 이념과 가치를 함께한다는 것인지, 민주당과 시민단체의 관계는 어떻게 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시민들의 눈엔 무책임한 단일화로 비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정권 사무총장이 박근혜 전 대표를 조만간 만나 선거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한다.

 “(박 전 대표가) 마음속으론 이미 지원하고 계시지 않을까. 나도 때가 되면 박 전 대표를 만나 뵐 것이고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유선진당 지상욱 전 대변인이 출마선언을 하면서 단일화를 제안했는데.

 “가치를 함께한다면 항상 연대할 수 있다.”

 -민주당은 나 최고위원의 복지정책을 ‘가짜복지’라고 공격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민주당의 무상시리즈야말로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정직한 복지’다.”

 그는 자신의 복지관(福祉觀)을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용자 위주의 ‘맞춤형’ 복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산장려금·결식아동 급식예산 등 강남과 강북이 지원 기준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자치구의 형평을 고려해 ‘생활복지 기준선’을 제정하고 서울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생활복지지원금제도’를 도입해 강남·강북이 균형을 갖춘 서울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 소속 시장이 나오면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와 대화가 잘 되겠나.

 “오세훈 전 시장은 사실 시의회와 소통이 좀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시장과 시의회가 정치적 대결로만 가지 않는다면 서울시정을 놓고 큰 생각 차이는 없을 거다. 정치인의 주 임무는 결국 갈등 조정이다. 제가 과거 판사 시절 화해를 잘 시키기로 유명했다. 시의원 112명을 매일 한 명씩 만나 시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112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오 전 시장과 차별화하려는 것인가.

 “이명박·오세훈 시장을 거치면서 서울의 브랜드 파워는 굉장히 높아졌다. 큰 정책 방향은 잘 잡았다고 본다. 다만 그것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전시성 사업이 많았던 게 문제가 됐다. 그런 부분들은 과감하게 고치자는 거다.”

 이와 관련, 나 최고위원은 “올해 서울시 행사성 사업이 460억원이라고 하는데 이런 전시성 사업의 타당성을 점검하기 위해 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 순세계잉여금(거둬들인 세금 총액에서 지출된 금액을 뺀 나머지)을 적극 활용해 부채를 조기 상환하고 이자비용을 절감하겠다”고도 했다.

 -남성에 비해 여성정치인들이 갖는 강점이 있다면.

 “포용과 소통이다. 샐리 헬거슨의 ‘포용의 거미줄’이란 개념을 말씀드리고 싶다. 여성리더들이 이끄는 조직은 거미를 중심으로 주변을 끊임없이 돌아 완성되는 거미줄 같은 모습을 갖춘다고 한다. 리더와 구성원의 소통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행정을 세심하게 챙긴다는 측면에서도 남성보다 잘할 것 같다.”

 -일본 자위대 행사 참석 문제 등으로 인터넷에서 논란이 됐는데.

 “뭐 선거철이니까…. 흠집 내기도 있지만…. 아까 정진석 추기경을 잠깐 뵙는데 ‘선거하면 어렵게 하는 일이 많을 텐데 평상심을 유지해라. 그게 인격 수양이고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하시더라. 참 좋은 말씀 같다.”

글=김정하·유미혜 jTBC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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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나라당 최고위원

196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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